역대 최저 의사국시 합격자 수, 지원율 급락의 주요 원인
병원계, "큰일났다"며 인력 구성 계획에 차질
정부, 추가 모집 계획 밝혔지만 지원 기대감 낮아
23일에 접수 마감된 2025년도 상반기 신규 인턴 모집에서 여전히 지원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병원계는 이번 모집에 대한 결과에 큰 충격을 받으며 "이제 정말 큰일"이라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23일 기준, 전국 주요 수련병원 대부분은 "지원자가 없거나 1명"이라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인 경북대병원, 단국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한양대병원 등 대형 병원조차 지원자가 전혀 없거나, 극소수에 그쳤다.
인제대해운대백병원, 한국원자력의학원, 의정부을지대병원 등도 마찬가지로 지원자가 없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또한, 강남세브란스병원, 노원을지대병원, 대전선병원, 부산대병원 등에서 지원자가 1명에 불과했으며, 인하대병원과 포항성모병원도 지원자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길병원 등 일부 병원은 구체적인 지원자 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극소수’라는 답변을 전했다. 유일하게 서울아산병원은 두 자릿수인 10명의 지원자를 기록하며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이번 인턴 모집까지 기다려본 결과가 너무나도 참담하다"고 말하며, 병원 인력 구성을 계획하고 있던 병원들은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상황을 토로했다.
다른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모집과 큰 변화는 없지만, 전문의 중심 진료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는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젊은 의사들의 복귀를 독려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신규 인턴 모집에서 지원자가 거의 없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역대 최저 의사국시 합격자 수와 관련이 깊다. 올해 의사국시에 응시한 인원은 347명으로, 이 중 269명만 합격했다.
이는 최근 10년 중 가장 적은 합격자 수로,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와 관련된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낮은 합격률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의대생 대다수가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해 휴학하면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본과 4학년생들이 국시에도 응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인턴 모집은 올해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데, 지난해 휴학생들이 많았던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지원 대상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지원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신규 인턴 모집 인원은 3,356명으로, 원래 지원율이 10%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은 향후 사직한 인턴들의 재모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3일과 4일에 사직한 인턴들을 대상으로 한 재모집이 예정되어 있지만, 이 역시 지원율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사직한 인턴들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했지만, 한 통의 회신도 없었다"며, "현재 복귀할 명분이 없다. 정부가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전공의들이 사직한 이유조차 부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신규 인턴을 비롯한 레지던트 1년차 및 상급년차에 대한 추가 모집을 2월 중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향후 모집에서도 지원자는 극소수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문가들은 젊은 의사들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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