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 간호사 업무범위 확대 논란…의료계 반발 확산

보건복지부, 50여개 항목 업무목록 시행규칙 입법예고 예정
"전공의 업무 대체 우려"…중심정맥관 삽관 등 고난도 업무 포함 전망
의협 "업무 경계 허물어 의료 질 붕괴" 강력 반대

정부가 오는 2024년 간호법 시행을 앞두고 진료지원인력(PA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정하는 시행규칙을 곧 입법예고할 예정이어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시행규칙에 의사 고유의 영역을 상당수 포함시키는 방안이 추진 중이어서 의사들의 반발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달 중 PA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명확히 정리한 간호법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된 PA 간호사 제도의 업무 범위를 법적으로 확정하는 조치다.

지난해 진행된 시범사업에서 복지부는 PA 간호사에게 총 75개 항목의 업무를 허용했다. 여기에는 일반 간호사가 수행할 수 없는 고난도 행위들이 포함돼 있었으며, 중심정맥관 삽관, 응급약물 투여 등 의사 고유의 영역으로 간주되는 의료행위도 포함돼 논란이 됐다.

복지부는 이번 하위법령에서 업무 범위를 시범사업 때보다는 다소 축소해 50여개 항목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일반적인 처치 업무 외에 수술 동의서 작성과 마취기록 작성, 배액관 삽입과 상처 드레싱 및 소독 등이 주요 업무 목록에 포함될 전망이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심화 업무'와 '특수 업무' 분야다. 복지부가 검토 중인 심화 업무 분야에는 기존 시범사업에서도 제외됐던 중심정맥관 삽관과 응급약물 투여, 절개 및 배농, 봉합술과 같은 고난도 업무들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각 의료기관이 별도의 복지부 승인 절차를 거쳐 업무범위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의료계에서는 'PA 간호사 업무범위 무한 확대' 우려까지 제기된다.

의료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의사의 고유 권한을 PA 간호사에게 위임할 경우 직역 간 업무 경계가 사라지고, 결국 환자의 안전과 의료의 질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역시 성명을 내고 "PA 간호사의 업무범위 확대는 근본적으로 의료현장의 질서를 무너뜨릴 뿐 아니라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조치"라고 경고했다.

한편, 정부는 이미 활동 중인 전담 간호사 약 1만 7000명을 대상으로 간이 교육 등을 통해 PA 간호사 자격을 공식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병원이 희망할 경우 PA 간호사의 업무를 추가 확대할 수 있는 조항까지 시행규칙에 담길 가능성이 높아 의료계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PA 간호사 업무범위의 법제화를 신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올해 안에 관련 시행규칙 입법예고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 지속될 경우, PA 간호사 업무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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