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 결과 통보한 면허정지 의사, '비용 환수' 당했다…醫 "현실 무시한 판결"

법원 "결과 통보도 의료행위"…의료계 "행정적 절차일 뿐" 반론
산부인과의사회, "환자 알권리·건강권 침해하는 부당한 조치" 비판
중대 질환 진단시 환자 피해 우려…합리적 정책 개선 요구 목소리 커져

법원이 의사 면허가 정지된 기간 중 건강검진 결과를 환자에게 전달한 행위도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의사가 받은 검진 비용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환수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 이해를 돕기위한 사진 / 출처: 셔터스톡

이에 의료계는 "검진 결과 통보는 의료행위가 아니라 행정적 절차에 가깝다"며 현실을 외면한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여성병원에서 진료를 담당했던 의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검진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검진 결과 통보가 단순한 행정적 행위가 아니라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면허 정지 기간에 이루어진 통보에 따른 비용 지급을 부당이득으로 판단했다.

사건의 발단은 A씨가 면허 정지 처분 직전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진행한 데서 시작됐다. A씨는 이후 면허 정지 기간에 검사 결과를 환자들에게 알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를 '무자격 의료행위'로 간주하고 이미 지급된 건강검진 비용 전액을 환수했다.

A씨는 "검진 자체는 면허 정지 이전에 이뤄졌고, 결과 통보는 단지 이미 나온 검사 결과를 환자에게 전달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판결에서 "검사 결과를 전달하면서 의사가 판단 및 권고를 덧붙이는 것은 독립적인 의료행위"라고 판시했다.

이 판결에 대해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즉각 비판 성명을 냈다. 의사회는 "검진 결과 통보는 별도의 의료적 처치가 아닌 행정적 절차에 더 가깝다"며 "이미 검사가 완료된 상황에서 결과 전달을 막는 것은 환자의 알 권리와 건강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사회는 환자에게 중대 질환 진단이 나온 경우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의사회는 "암 등 심각한 질병이 진단됐을 경우, 의사가 이를 환자에게 신속히 통보하지 못하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법원의 이번 결정은 의료 현실과 환자의 생명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관련 규정을 현실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의료현장의 현실과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합리적 정책 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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