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장기화 속 일반의 신규 개원 급증…최근 5년 새 최고치 기록

2024년 일반의 신규 개원 759곳…전년 대비 14% 증가
외과·피부과 개원 급증 반면,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감소세
신규 의원 60% 수도권 집중…지역별 의료 격차 심화 우려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 대규모 이탈이 벌어진 2024년, 일반의들이 개원한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기사와 관련 없음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의 신규 개원도 증가한 가운데, 특정 전문과목의 개원 편중 현상과 지역적 의료 불균형 문제가 동시에 드러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건강보험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의원급 의료기관 신규 개원 건수는 총 1996곳으로 전년(1798곳)보다 증가했다. 특히 일반의가 개원한 의원은 전체의 38%로, 전년도보다 두드러진 증가를 보이며 759곳에 달했다. 이는 2020년의 573곳과 비교하면 186곳(약 32%) 늘어난 규모다.

이처럼 일반의 개원이 급증한 배경에는 2024년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다수의 전공의들이 수련 현장을 떠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공의들의 중도 사직과 수련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전문의 자격 없이 진료가 가능한 일반의 형태의 의원 개설이 늘어난 것이다.

과목별로는 일반의에 이어 내과가 212곳(10%)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정형외과가 155곳(7%), 정신건강의학과 110곳(5%), 마취통증의학과 96곳(4.8%), 이비인후과 91곳(4.5%) 등의 순이었다.

특히 외과와 피부과는 개원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외과의 경우 2023년 31곳에서 2024년 56곳으로 약 81% 증가했고, 피부과는 같은 기간 44곳에서 78곳으로 약 77% 급증했다. 이는 전공의 수련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비교적 개원 리스크가 낮고, 수익성이 높은 진료과목으로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는 개원이 오히려 줄었다.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2023년 74곳에서 2024년 69곳으로 감소했으며, 폐업도 52곳에서 64곳으로 늘었다. 산부인과 역시 개원이 소폭 줄어든 가운데(50곳→49곳), 폐업이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 신규 개원의 편중 현상도 두드러졌다. 전체 신규 개원의 약 60%가 서울(35%)과 경기(25%)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부산(6%), 인천(5%)이 뒤를 이었으며, 지방은 개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세종(0.4%), 제주(1.1%), 울산(1.2%), 전남(1.3%), 강원·충북(각 1.6%) 등 지역 간 개원 격차도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전공의 이탈이 불러온 일반의 중심의 개원 증가와 특정 과목 편중, 수도권 집중 현상 등이 중장기적으로 의료의 질적 하락과 지역 의료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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