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협상 놓고 의협과 건보공단 팽팽히 대립…의원급 의료 붕괴 우려 확산

의협 "의원급 의료기관 존립 위기…수가 체계 전면 개선 시급"
수가 인상 요구에 공단은 재정 부담 이유로 보수적 입장 고수
SGR 예측모형 실효성 논란…공급자 참여 보장 요구도 나와

대한의사협회가 2026년도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협상에 강한 개선 의지를 보였지만, 협상 과정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견해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

특히 '환산지수 쪼개기'와 같은 기존 수가 구조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 한계를 호소하며 실질적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15일 대한개원의협회 회장이자 의협 수가협상단장을 맡고 있는 박근태 단장은 1차 협상을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상 분위기와 주요 쟁점을 설명했다.


박 단장은 “올해 역시 협상은 녹록지 않았다”며 “의원급이 처한 위기 상황을 반영해 현실적인 수가 인상을 요구했지만, 공단 측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의협 측은 이번 협상에서 특히 원가 이하의 수가 구조를 바꾸는 데 주안점을 뒀다. 박 단장은 “수가체계의 왜곡을 해소하고, 불공정한 협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일차의료 기능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단은 기존의 환산지수 차등지급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양측 입장차를 확인했다.

박 단장은 특히 정부가 강조하는 저평가 분야에 대한 보상이 실제로는 일부 진료과에만 해당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2023년도 청구 데이터를 토대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 이 방식은 대부분 의원급 의료기관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의원들이 실질적인 피해를 보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협상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붕괴 현실도 적극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호 의협 보험이사는 “대표적인 소아과 의원들이 폐업하는 등 지역 의료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다”며 “2024년 기준으로 의원급 폐업 수는 연 1070건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 의료 공백과 국민의 진료 접근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이는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의 위기로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협상 과정에서는 정부의 수가 예측 기준인 SGR(상대가치지수 기반 성장률) 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안영진 대개협 보험부회장은 “SGR 방식은 급변하는 의료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데다, 2024년 의정갈등과 지원금 등의 특수 상황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특히 의원급 현실은 SGR 모델로는 설명조차 어렵다”고 주장했다.

안 부회장은 SGR 대신 의원급의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의 산정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가 밴드의 사전 공개, 재정운영위원회 내 공급자 참여 보장, 현실적 원가 분석을 통한 기준 마련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한편 대개협 측은 현재의 수가 협상 구조가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급자 대표가 실질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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