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병원 내 의료진 감염에 대비하는 업무연속성계획(Business Continuity Plan, BCP) 지침’으로 인해 의료기관 내 집단감염의 위험성이 커질 수 있음을 지적하며, 즉각 수정을 요청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2월 24일 BCP 지침을 개정해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됐을 경우 확진일로부터 3일 후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오면 근무할 수 있도록 한 내용에서, 앞으로는 항원검사 결과와 관계없이 무증상일 경우 근무가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실제로 2월 24일 정부가 개정한 BCP 지침 중 의료진 확진자 격리기간 및 근무재개 기준에 따라 일선 병원에서는 의료진 격리기간을 단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국립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에서부터 격리기간을 7일에서 5일로 단축했으며 그 외 의료기관에서도 격리 기간을 순차적으로 줄이고 있는 추세다.

이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현재 일반 코로나 확진자의 격리기간이 7일인 상태에서, 위 지침에 따르면 의료진은 격리 예외 적용자가 된다"며 "외부 활동은 직장활동만 가능하며, 다른 개인 활동은 불허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상 직장 외에는 이동의 자유를 철저히 제한하며, 출근 후에도 방역에 대해 온전히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직장 외에는 이동의 자유를 철저히 제한하면서도 출근 후 방역에 대해서는 온전히 개인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라는 게 보건의료노조의 지적이다.

또한 병원 현장에서는 '무증상'이라는 단서에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온라인에는 증상이 있는데도 출근을 하게 했다는 토로가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며 "중수본은 개별 기관의 사정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고 하지만, 지침이 3일로 나와 현장에서는 사실상 3일만 지나면 전파력이 없다는 증거로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진의 입장에서는 출근하라는 명령을 거부할 수 없으며, 출근해서 일을 하는 와중에도 환자와 동료를 감염시킬까봐 전전긍긍해야 하는 처지”라고 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중수본의 BCP지침을 수정해 원내 감염확산을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미 기저질환이 있고, 각종 질환으로 면역이 약해지고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 모여있는 병원 현장에 의료진이라는 이유로 확진자가 출근해 환자를 돌보게 된다면 심각한 감염 확산은 물론 국민의 불안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중수본의 의료기관 업무 연속성 계획(BCP) 지침은 즉각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