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 “추가 일정 생겨 취소”
- 민감한 사안에는 소통 피하나 지적
취임 후 첫 하계 휴가를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도어스테핑 (약식 회견)을 갑자기 취소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외부 일정 추가에 따른 도어스테핑 무산 후 3일 연속 기자들과 만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휴가 일수는 아직 확정이 나지 않았지만 도어스테핑은 지난 26일을 마찬가지로 내달 8월 13일이나 되어야 열릴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내부총질’ 문자가 권성동 현 대표 대행에 의해 공개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평소 소통을 강조하던 윤 대통령의 말과 달리 민감하고 곤란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자들을 만나지 않고 피하겠다는 뜻을 사실상 피력한 것이나 다름이 없어서 논란이 더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 尹, 도어스테핑 하루 전 취소
29일 교육부는 전날 오전 문자 공지를 통해 이날로 예정되어있던 윤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가 연기되었다고 밝혔다. 그간 부처의 업무보고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되었다. 윤 대통령의 경내 일정이 하루 전에 취소된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전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교육부의 업무보고는 이날 오후에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어스테핑도 사흘 연속 취소됐다. 27일 오전부터 외부 일정으로 인해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 측은 전날 “내일(29일) 대통령께서 휴가를 떠나기 전 긴급하게 챙겨야 할 추가 일정들이 생겼다”라며 다음 주 휴가를 떠나기 전 꼭 챙겨야 할 분야들을 점검하고자 일정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여러 일정이 있었고, 중간에 꼭 필요한 분야들이 추가로 생기면서 8월 이후로 미뤄 진 것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 민감한 사안, 궁지에 몰리자 피하나 지적도
일부 기자들은 외부 일정을 마친 윤 대통령을 27일 오전 용산 청사 1층에서 만나 문자 관련해서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질문을 던졌으나 윤 대통령의 답변은 없었다. 당시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입구 옆에 있는 브리핑룸에서 해당 파문에 대해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어떤 경위로든지 노출돼 국민이나 여러 언론에 일부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 유감스럽다”라고 밝힌 직후였다.
전날(26일)에 논란이 일어났을 때도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은 “모든 설명은 권 대표가 할 예정”이라고만 전달했으며, 이후 이날 밤 권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사과문을 기재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 이른바 천막 기자실을 설치하고, 청와대를 나와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 이후에는 집무실 바로 아래층에 기자실을 만드는 등 ‘소통’의 대통령으로서 이미지를 만들어갔다. 오전 외부 일정이 없을 때는 도어스테핑 항상 진행했었다.
그러나 공개경로의 적절함을 떠나 ‘내부 총질하는 당 대표’’라는 표현이 윤 대통령이 보낸 것이기 때문에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갑작스러운 도어스테핑 취소 역시 ‘시간 끌기’로 해석되기 쉬운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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