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한의사 영문 명칭 변경에 의료계 “의사로 속이려는 속셈” 반발

- ‘Oriental Medical Doctor’ ‘Doctor of Korean Medicine’
- 의협 한특위 “Medical Doctor와 혼동될 수도, 철회하라”

보건복지부가 한의사의 영문 명칭을 ‘Oriental Medical Doctor’에서 ‘Doctor of Korean Medicine’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의료계는 외국인들이 의사와 한의사를 혼동할 우려가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복지부는 지난달 면허증과 졸업장 등 공식적인 문서에 표기되는 한의사의 공식 영문 명칭을 기존의 ‘Oriental Medical Doctor’에서 ‘Doctor of Korean Medicine’으로 변경했다. 한의학계는 이를 환영했지만 의료계는 반발하며 즉각 수정을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4일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방의 영문 명칭인 ‘Korean Medicine’으로 변경한 이후 일어난 또 하나의 황당한 작태이며 그동안 늘 한방 편에 서서 그들을 비호해오던 복지부의 민낯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뒤에는 대한민국 국민, 나아가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 한방사(한의사)를 의사로 속이고 의사 면허증을 주려는 복지부의 음모가 숨어있다”라고까지 주장했다.

의협 한방특위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인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의 중의학도 단순히 ‘Chinese Medicine’이 아닌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을 공식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며 한의학을 차별 또는 혐오의 표현이 아니라 과학적 원리와 표준에 기반하지 않은 전래요법을 분명하게 명시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고 적절한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 한방특위는 한의사 영문 명칭 변경을 “복지부의 폭거”라며 “ ‘Doctor’는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들’을 지칭하지 않는 이상 ‘의사면허를 가진 사람’, ‘Medical Doctor’를 의미하기 때문에 Doctor가 포함된 한방사(한의사)의 영문 명칭을 접한 외국인들에게 ‘Medical Doctor’와 구분하기 어려운 여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안 그래도 ‘Traditional’이라는 단어를 제외해 ‘Korean Medicine’으로만 표기함으로써 외국인들에게 한방이 전래요법인지 아닌지 구분이 모호한 인상을 주는 상황에서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한의사’가 아닌 ‘한국인 의사’로 이해할 수도 있다”라면서 “의학과 전래요법을 정확하게 구분해야 하는 학문적, 법적, 윤리적인 이유를 완전히 무시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한의사 영문 명칭 변경을 철회하고 한의약정책관실을 폐과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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