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단체연합 “대형병원들, 상업적이고 비윤리적으로 운영해”
- “고질적인 필수 의료 의사 부족 … 제도적으로 강제해야 해결할 수 있어”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으나 적절한 수술치료를 받지 못하고 다른 병원으로 전원 돼 사망한 간호사 사건을 계기로 필수 진료 전문 분야의 의사 인력 확보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그 방법을 두고서는 여러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다. 의료계는 저수가 개선을 강조하고 있으나 시민단체는 필수 인력 기준을 강화해 강제화해야 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고질적인 필수 의료 의사 부족에 대해 대안이 필요하지만 대형 병원이 수익성 문제로 인력 고용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상업적이고 비윤리적으로 병원이 운영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경제적 보상이 부족하다는 의사사회나 의료계의 일부 주장들은 병원들이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돈벌이에 더 열중이라는 증언이나 다름이 없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서울아산병원은 2020년 기준 매출이 2조원, 순이익이 280억 원인 병원이다. 이런 병원이 꼭 필요한 응급수술 전문가를 돈벌이가 안 되어 두 명밖에 고용하지 않았다고 정당화하려 한다면 그 누가 납득하겠는가”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해 가산 수가를 지불하는 이유는 의료진을 충분히 고용해 중증질환에도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라는 의미”라며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조사와 감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필수 의료 인력 기준 제도화를 통해 고용을 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필수 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인력 기준을 제도화하고 공공적인 의료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필수 의료 의사 부족과 함께 병원의 인력 고용이 적은 문제는 결코 보상이 적어서가 아니다. 보상을 늘려도 병원 수익만 생각하지 인력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병원이 수익을 쌓아두고도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필수 의료 부분을 등한시하는 것이 진정한 문제이다. 지금도 소위 ‘기피과’ 의사들 상당수가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며 번아웃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병원들이 전문의사 충원을 충분히 하면 의사도 살리고 환자도 살릴 수 있다. 병원이 전문의 고용을 늘리면 수련 전공의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의 자율로 인력 고용을 맡겨놓아선 안 된다. 정부가 특정 진료에 대한 전문의 인력 고용을 제도적으로 강제해야 한다”면서 “아무리 난도가 높고 활용도가 낮은 수술이라도 사람을 살리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면 대형병원들은 적정 수를 확보해두는 것이 기본이다. 나아가 이를 위해 정부는 의사를 공공적으로 양성해서 공공병원과 필수 의료에 배치하는 등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아울러 “근본적으로는 민간 병원 중심의 상업적 의료체계에 전반적으로 매스를 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문제는 반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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