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직원이나 의료인이 보험사기에 가담했을 경우 가중처벌 하는 법안이 발의되자 대한의사협회는 ‘과잉 입법’이라며 반대했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지난달 11일 보험사기 행위를 알선·권유·유인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누구든지 보험사기 행위를 직접 하거나 이를 알선·권유·유인하는 행위로 의심되면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보험사, 관련 협회에 신고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에 대한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용한다.

보험사도 보험사기 행위를 알선·권유·유인하는 행위로 의심이 되면 금융위에 보고할 수 있으며 보험 사기나 이를 알선·권유·유인하는 행위를 한 가입자에 대해서는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사기를 알선·권유·유인 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특히 보험사 직원, 설계사,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 직접 보험사기에 가담하면 가중처벌을 하는 조항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내용의 개정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필요 이상의 과잉 입법”이라며 “의료인에 불합리한 가중처벌 조항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국회에 출한 의견서에서 의협은 금융감독원에서 담당하던 보험사기 신고 수리 기능을 보험사와 민간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로 확대하는 것“ 이라며 ”사안의 처리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협은 “개정안이 현실화된다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소송보다 더 간편하게 위법성을 따지기도 전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모조리 보험사기로 신고할 것”이라며 “이로 인한 의료기관의 피해는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가중처벌 조항에 대해서는 기존에도 보험사기 행위로 제3자에 대해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며 “기존 형법보다 가중된 처벌 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특별법상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필요 이상의 과잉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환자의 보험사기에 가담한 경우라면 개정안의 처벌조항 적용에 문제가 없지만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보험금 수령을 위해 의료기관의 진단서 발급 시 특정 코드의 기재를 요청하는 일이 빈번하다”며 “개정안대로라면 의사의 진단서 허위 기재가 아닌 환자가 요구한 코드가 충분히 적법하게 기재 가능하다고 판단해 기재한 건까지 모두 보험사기 방조 건으로 처벌되는 부당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만약 의료인이 경미한 사항에 대해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받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로 인해 처벌당사자가 받는 불이익 수위는 법상 기본 원칙인 비례원칙을 어긋난 과중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의협은 신고 포상금 지급 대상에 대한 사기행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고 무분별한 내부고발 남발로 환자 건강권 침해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