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폭행에 대하여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는 등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되자 의료계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의료인 폭행에 대한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는 의료법 개정안과 응급의료기관 폭행 사건 신고의 의무화, 대응력 강화를 담은 응급의료법 개정안 등 이른바 ‘안전한 응급실 3법’을 대표 발의했다.

최근 용인에서 발생한 응급실 흉기사건과 부산에서 발생한 응급실 방화 사건 등 응급의료기관들에 대한 폭력사건이 이어지자 의료계는 관련 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해왔다. 반의사불벌죄 폐지도 의료계의 주된 요구 중 하나였다. 의료인 폭행 시 합의의 여부를 떠나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대한의사협회 박수현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이번 법 개정을 안전한 의료현장을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변인은 “이번 개정안 발의가 사회 인식의 변화와 의료 현장 분위기 전환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실제 처벌 여부와 수위에 상관 없이 의료 현장에서 의료인이나 의료종사자에게 폭력행위를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인식이 뿌리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지금까지 의료 현장에서 폭력 행위가 발생해도 병·의원 평판이나 보복 위험 때문에 처벌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인 게 사실"이라면서 "이런 일이 누적되면서 알게 모르게 경시됐던 안전 문제가 환기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의료 현장 안전 문제는 법 개정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법·제도 정비와 함께 전 사회적인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의료계가 자체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고 언론과 미디어도 선정적인 보도나 폭력 행위에 초점을 맞춰 자극적으로 다루는 행태를 자제해야 한다"면서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은 법 하나로 이뤄지지 않는다. 의료계는 물론 우리 사회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과계도 법 개정 추진을 반겼다. 그간 소규모 의원을 중심으로 치과의사 폭행사건이 이어졌던 만큼 이번 법안이 개원가 진료 현장 안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안전한 진료 환경 보장과 재발 방지책을 요청한 의료계 요구가 관련 법안 발의로 이어져 매우 환영한다"고 했다.

치협은 "의료인과 의료기관 근무자에 대한 폭행은 환자가 제때 진료받지 못해 위험해지거나 폭력 행위 제압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야기하는 만큼 단순 폭력 사건보다 더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앞으로 의료인 대상 폭행과 보복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는 물론 안전한 진료 환경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치협 역시 의료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