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코로나 대응 비용으로 지출한 비용이 총 7조 6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대부분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출된 것으로, 감염법 예방법에 명시되어 있는 국고 부담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문제가 지적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코로나19 환자 치료비용 지출 경과’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부터 2022년 6월 30일까지 2년 6개월간 코로나19 치료와 검사, 백신접종 등에 국가 전체적으로 지출된 비용은 7조 5887억 원이었다. 공단 자체에서 부담한 비용은 5조 6933억 원으로 국민들이 낸 건보재정이 감염병 관리에 75% 가까이 투입된 것이다.

2020년 치료비 및 진단검사비에 지출된 비용은 3456억 원으로, 이 중 공단에서 2647억원이 지출됐다. 2021년에는 기존에 더해 백신 시행비와 감염 관리비가 추가되어 전체 비용은 3조 281억 원이 지출되었고, 그중 공단이 2조 1882억 원을 지출했다. 2022년 들어서는 신속항원비까지 추가되면서 전체 비용 4조 2151억 원 중 2조 8656억 원이 건보 재정에서 지출되었다.

올해 6월 30일 기준으로 치료비용을 구분하면, 입원치료비에 총액 1조 9433억 원이 투입됐으며, 생활치료에 1412억 원, 재택치료에는 1조 550억 원이 투입되었다. 감염병 예방 법률에 따르면 코로나19는 1급 법정 감염병으로 분류되어 왔기 때문에 같은 법 제67조에 따라 감염병의 진료 및 예방에 관한 비용은 국고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가 처음 드러난 것은 아니다. 이세라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지난 4월 언론을 통해 ‘코로나19 치료비, 건보재정으로 돌려줘야’라는 칼럼을 게재하며 관련 지출에 대한 행정 시스템 미비를 지적한 바 있다.

건보 노조 역시 “감염병 예방 관리법은 감염병의 진료비는 국가나 지자체가 부담하게 되어있다”고 밝혔다. 건보 재정은 018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병·의원 방문이 감소하여 2조 8229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코로나 지원비용 때문에 지난 4월을 기준으로 1조 7917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