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행정법원, 6개월 자격정지 취소 청구 기각
- 법원 “거짓청구 계산은 급여비용을 기초로 산정해야... 사기죄 처벌과 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별개”
미용 시술을 급여로 거짓 청구하여 약 4000만 원을 지급받은 의사가 12년 만에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된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의사 A씨는 지난 2014년 9월 진료비를 거짓청구했다는 이유로 자격정지 7개월 처분을 사전 통지받았다. A씨가 미용 목적의 시술을 하면서 급여 진료를 본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2010년 3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총 3,235건에 걸쳐 총 3,851만 9,460원가량을 지급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사법처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류해달라고 요청했고, 복지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사기죄로 고발된 A씨는 2020년 3월 벌금 1,500만 원 선고가 확정됐다. 그러자 복지부도 7개월 자격정지 처분의 실행을 다시 시작했다. A씨가 이에 이의를 제기하며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심판을 청구하자 복지부는 거짓청구 시점을 2010년에서 2011년 10월로 변경하고 자격 정지 기간도 기존의 7개월에서 6개월로 낮췄다. 거짓청구 시점에서 처분시효 7년이 지난 기간은 자격정지 기간을 산정할 때 제외해야 한다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판단에 근거했다.
복지부는 거짓청구 시점이 변경되면서 조정된 거짓청구 금액이 1,363만 2,011원으로 확인되어, 같은 기간 진료급여비용 총액 1억 126만 1,840원 대비하여 12.36%에 이르는 만큼 면허자격 정지 6개월 처분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씨는 복지부가 재량권을 일탈하고 남용하고 있다면서 다시 내려진 처분 역시 무효라고 주장했다. A씨는 복지부가 거짓청구비율을 진료급여비용 총액 대비 총 거짓청구금액으로 산정해 12.36%로 계산했지만 비급여대상 진료비용을 포함해 월평균 매출액에(약 5,700만원) 대비하여 월 평균 거짓청구금액(37만 8,667원)으로 산정하여 0.66%에 불과한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미용성형을 주로해 비급여대상 진료매출이 큰 A씨의 병원 특성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 것이다.
여기에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기 전인 지난 2017년 이미 225일간 업무정지처분을 받고 요양급여비용을 전액 반환한 것은 물론 사기죄로 벌금 1,500만원까지 무는 만큼 자격정지까지 하는 것은 가혹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거짓청구비율은 요양기관이 공단에 청구한 급여비용만을 기초로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건강보험 재원이 아닌 비급여비용을 포함해 산정할 수는 없다"면서 "A씨가 약 2년 4개월간 거짓청구로 지급받은 비용이 1,363만2,011원에 이르고 그 비율도 12.36%에 달한다. 이에 대해 적절한 제재를 가하지 않고 방치하면 건전한 의료질서를 해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격정지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은 비위행위를 저지른 의료인의 면허자격을 정지시켜 의료 적정성을 기하고 의료법이 정한 질서를 유지하려는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사익이 침해되더라도 공익의 정도가 결코 작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런 측면에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도 했다. 비록 A씨가 동일한 사유로 형사처벌을 이미 받았더라도 "사기죄 명목의 처벌은 행정처분과 보호법익과 목적, 처분대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A씨 청구에 이유가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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