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주 상태로 입원 요구, 주치의 불러달라 등 1시간 20여 분간 난동
- 출동한 경찰에도 소속과 성명을 말하라며 계속해
응급실에서 의사와 간호사, 경찰에게 난동을 부린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A(27)씨는 지난 2021년 11월 25일 경남 양산에 있는 D병원 응급실에 술에 만취한 채로 방문하여 발목 인대 수술한 부위가 아프니 입원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응급실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던 피해자 B씨가 “입원은 가능하지만 현재 A씨가 술을 마신 상태이니 바로 입원이 불가능하며, 술이 깰 때까지 응급실에서 대기하다 입원수속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안내했지만 A씨는 “의사도 아닌 간호사가 입원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느냐, 주치의를 불러라”라고 소리를 질렀다.
응급실 의사인 피해자 C씨가 진통제를 놓아주겠다고 A씨를 만류했지만 그는 “선생님은 도와주실 것 없다, 나의 주치의는 따로 있다”면서 “그런데 간호사가 뭔데 (자신에 대한) 판단을 하는 거냐”는 발언을 이어 나갔다. A씨는 늦은 시간이라 주치의에게 연락할 수 없다는 병원 관계자들의 안내에도 계속해서 피해자들에게 주치의를 불러달라고 요구하며 난동을 피웠다. 결국 B씨는 경찰에 A씨를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A씨에게 응급실 의사에게 진료를 받든지, 진료를 원하지 않으면 소란을 피우지 말고 집으로 귀가하라는 경고를 했지만 A씨는 오히려 경찰관들에게 “소속과 성명을 말해라”라며 “(날)체포해라”는 내용으로 약 1시간 20분가량 난동을 부려 피해자들의 운영 업무를 방해했다.
울산지법 형사4단독(판사 김종혁)은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찰관이 출동해 경고했지만, A씨는 행패를 멈추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다른 환자와 가족이 겁을 먹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이와 같은 응급실 주취자 범죄가 늘어나고 있어 제도적 방안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협회에서는 지난달, 주취자 감형의 원칙적 제한과 가중처벌, 응급의료 방해 금지 대상 확대 및 응급실 출입제한·응급의료제공 거부권 등의 법제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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