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의협, “필수의료 논의, 주관적 기준으로 혼란 가중”
서울아산병원에서 간호사가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화두에 오르고 있는 ‘필수의료 살리기’ 논의가 수렁에 빠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회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논의되고 있는 필수의료의 허점을 지적했다. ‘필수’라는 개념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만큼 필수의료 논의 과정에서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병의협은 “필수의료라는 용어는 비필수의료가 존재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므로 바람직하지도 않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그 개념과 범위를 정하면 사회적 혼란은 물론 또 다른 의료 왜곡 현상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정부가 필수의료 논의를 시작하자마자 임상과 마다 자신들이 필수의료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관적인 필수의료 개념보다 기존에 존재하는 개념을 정립해 지키는 것이 더 수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에 기반을 둔 급여 의료 개념을 재정비하는 것을 제안했다. 법적, 제도적 기준이 명확하고 현재 논의 중인 필수의료의 주요 개념도 이미 담고 있다는 것이다.
병의협은 "급여 의료는 30년 이상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듬어진 기준이고 명확한 법률적 기준도 존재해 필수의료 개념보다 수용하기 쉽다"면서 "급여에 해당하는 의료냐 아니냐 기준 자체에 이미 의학적 타당성, 의료적 중대성, 치료 효과성 등 필수의료 개념으로 생각하는 기준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급여 의료를 통해 의료 시스템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선 재정 확대와 효율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병의협은 "한정된 재원으로 존폐 위기 분야를 지원하면 지원을 받지 못한 다른 분야가 위기에 빠지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재정 규모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효율적으로 재정을 운영하기 위해 보험제도 개혁과 급여 의료 재정비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선 급여 항목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재정립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립적이고 과학적 검증이 가능한 기구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근본적인 의료 왜곡을 해결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하고 필수의료 논의가 아닌 검증된 급여 의료 중심 의료 정상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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