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의대 신설 권고에 의료계 “단편적인 분석” 반발

- OECD, ‘2022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의사 수 증원·성과연동지불제 도입·비대면 진료·간호사 권한 강화도 촉구
- 의협, 의정연 통해 심층적인 분석 나선다

정치권이 의대 신설을 통한 의사 수 증원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러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OECD의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이 보고서는 다른 주요 현안인 비대면 진료와 간호사 권한 확대도 필요하다는 내용을 포함해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OECD는 ‘2022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하고 우리나라의 고령화 사회 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OECD는 2년 주기로 회원국들의 경제 동향·정책 등 심층 분석하고 평가해 정책권고 사항을 포함한 국가별 검토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OECD는 한국 의료에 대해 전문의와 입원 의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를 문제로 꼽았다. 인구 고령화로 늘어날 다발성 만성질환자를 대비하기 위해선 1차 의료에서 혁신적인 체계와 비대면 진료를 동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의대 정원 확대와 성과연동지불제 도입을 통해 일반의를 확충해 1차 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간호사의 치료·돌봄 권한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우리나라 재택의료 분야 수요가 충족되지 않는 이유는 방문간호서비스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력 확보 및 재정 지원을 통해 해당 분야에서 간호사의 자율성과 경제적인 혜택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

의료계 반발이 심한 의대 신설과 비대면 진료, 간호법 제정을 OECD가 모두 옹호한 셈이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을 필두로 공공의대법 제정 및 전북 공공의대 설립에 속도가 붙는 상황이어서 의료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는 해당 보고서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선 안 되며 본회 의료정책연구소를 통해 내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해당 보고서에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상황이 다 포함됐다고 보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단편적인 분석으로 의대 신설 주장이 나오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며 "향후 의정연을 통해 내용을 분석해 해당 보고서가 제대로 된 결론을 도출한 것인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후 이에 대한 본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역시 해당 보고서는 우리나라 의료현실에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지적하며 이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인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의료계에서도 관련 현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고서가 여러 차례 발표된 것을 강조했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의료계 반발에도 강행된 의약분업, 의학전문대학원 등 기존 정책의 실패에 대한 평가가 우선이라고 전했다. 의전원은 혈세만 낭비한 채 5년 만에 폐지됐으며 의약분업으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이는 없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의료계의 지적은 현장에 대한 전문성에 입각한 것이다. 의약분업, 의전원 사례처럼 의대 신설 역시 실패가 눈에 보인다"며 "특히 의대 신설을 위해선 약 3000억 원의 세금이 필요하고 막상 지어도 교수진을 영입하는 것이 문제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치적인 논리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겠다면 이로 인한 문제를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정책만 만들어 놓고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 의약분업과 의전원에 대한 정책 평가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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