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해 4%에 육박하는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가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2.5%에서 2.2%로 0.3%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전망하고 있는 수치(2.5%)나 아시아개발은행(ADB)(2.3%)의 전망보다 낮으며, 한국은행(2.1%)과 국제통화기금(IMF)(2.1%)의 전망치보다는 높은 수치이다.

OECD는 하향 이유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및 식량 가격의 상승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지속해서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주요국의 통화 긴축으로 경기회복에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유럽, 미국 대비하여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대외 수요가 둔화하면서 모멘텀이 점차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8%에서 2.2%로 0.6%P 하향 조정되었다. 주요 20개국(G20) 전망치도 0.6%P, 유로존도 1.3%P로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대폭 하향됐다. 국가별로는 통화 긴축을 가속하고 있는 미국(-0.7%P)과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2.4%P) 등의 조정 폭이 컸다.

기재부는 이러한 OECD의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해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며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하향 조정의 폭은 세계 경제나 G20 등 다른 나라들에 비해 작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전망한 수치이다. 전쟁으로 촉발된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상황의 변화로 더 악화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 전망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OECD는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추가 통화 긴축이 필요하다"면서도 "통화 긴축이 과도하게 높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거나, 필요 이상으로 오랜 기간 유지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면밀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OECD는 제언했다.

아울러 "높은 에너지 가격에 따른 가계·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취약계층에 선별적인 재정 정책을 활용하되,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항구적인 추가 부양책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