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항력사고 보상 분담률 조정안, 정부가 현실을 모른다”

-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필수의료 살릴 생각 있나... 정부 100% 부담”
- 보상액 3,000만 원에서 3억원까지 올려야... “인프라 붕괴 방치 말아야”

정부가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재원의 의료기관 분담 비중을 기존의 30%에서 10%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의료계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분만 의료사고 부담이 큰 산부인과계는 정부가 필수의료 인프라 붕괴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보상 재원 전액 국가 부담은 산부인과계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안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이같은 내용을 담아 ‘의료사고 피해 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자 적극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의료기관 분담금을 줄이되, 유지는 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지난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상 재원 의료기관 분담 비중을 30%이서 10%로 줄이는 방안을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부인과계는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 의지마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4일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보상 재원 100% 국가가 책임지고 보상 금액도 3억원 이상으로 올리라"고 요구했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 인프라는 붕괴된 채 방치돼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과실이 없어도 분만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의사를 죄인시하고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정말 필수의료를 살리고 싶은 게 맞느냐"면서 "분만은 불가항력 의료사고 가능성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다른 의료 선진국들도 분만 10만건 당 산모 15명이 사망한다"고 지적했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국 분만 의료기관 세 곳 중 한 곳이 분만을 포기하거나 폐업했다. 산부인과 의료기관 자체가 없는 시군도 50여 곳에 이른다. 지난 10년간 인구 1,000명당 전문의 증가율도 산부인과는 12.2%로 전문과 중 가장 낮았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정부는 신속한 재정 투입과 확실한 제도 개선책이 필요한 시점에 아직도 현실 파악을 못 하고 있다"면서 "분담금을 0%도 아니고 10%로 줄인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정부 태도가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보상액 제한도 3,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으로 높이라고 요구했다. 분만 관련 의료사고 민사 소송액이 10억원대고 합의금도 수억원대를 이루기 때문이다. 보상액을 전액 국가가 부담하는 일본은 뇌성마비 배상 보험금 규모가 2억8,000만원 수준이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 인프라 붕괴는 오랜 세월 겹겹이 쌓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드러났다. 단번에 해결할 수 없더라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죄다. 정부는 더 이상 분만 인프라 붕괴를 방치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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