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개협 "선택분업이야말로 국민 위하고 약제비 절감"
- 서울시醫 "처방-조제 일원화하거나 선택분업 전환해야“
약계가 성분명 처방 도입을 주장하자 의료계가 '약사 없는 약 조제 시대'에 해묵은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의약분업 국민선택분업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분명 처방 도입에 "적극 동의한다"는 의견을 냈다. 의료계는 반발했다. 국민 편익과 약제비 절감을 위해 성분명 처방이 필요하다는 약계 주장에 의약분업 폐지가 해법이라고 맞받아쳤다.
대한개원의협의회은 27일 성명을 내고 "진정으로 약제비 절감과 환자 편익을 고려한다면 성분명 처방 따위 철 지난 주장 대신 의약분업을 국민선택분업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오 처장에 대해서는 "공직의 본분을 망각하고 이익단체 숙원 사업을 대변했다"고 지적했다.
대개협은 "현재 경직된 의약분업 형태야말로 국민 불편의 주범"이라면서 "간단한 설명이나 약봉지에 인쇄된 문구만으로 복약지도료와 약품관리료가 발생하는 것이 약제비 부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약분업제도가 시행된 지 20년이 넘었다. 시대가 변하면 제도도 변해야 한다. 약품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돼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약을 조제하는 시대다. 약사 없이 약을 조제하는 시대에 의약분업제도는 유명무실하다"면서 "강제분업(강제조제위임)이 아닌 국민이 선택하는 국민선택분업이야말로 시대적 요구이자 환자를 위한 일"이라고 했다.
성분명 처방 위험성도 경고했다. 환자 증상에 맞춰 같은 약물을 꾸준히 투약하는 게 아니라 약사 의향에 따라 다른 약물을 쓰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개협은 "지금은 의사 처방에 맞춰 같은 약을 복용하지만 성분명 처방이 도입되면 처방마다 효과와 효능이 다른 약을 투약하게 될 수도 있다"면서 "만성질환은 장기간 동일한 약물로 관리돼야 한다. 그러나 성분명 처방이 도입되면 약국 사정이나 약사의 이해에 따라 매번 다른 약이 처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복제의약품과 오리지널약품 간 약효 동등성도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성분명 처방 도입은 예기치 못한 약화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시의사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국민 편의를 위해 의약분업을 재평가하고 선택분업을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현행 의약분업이야말로 국민 불편을 불러일으키고 건강보험 재정을 위태롭게 한다. 의약분업 후 20여 년간 지불된 약국관리료, 복약지도료, 조제료가 약값을 빼도 100조원이 넘는다"면서 "이전처럼 처방과 조제를 일원화하거나 선택분업으로 전환하는 방향이 국민 부담을 줄이고 환자를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오 처장에게는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의사회는 "성분명 처방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한다. 동일한 성분이어도 약품마다 환자 반응과 부작용 차이가 크다"면서 "건강보험 재정과 약제비 절감을 위해 성분명 처방이 필요하다는 발언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해 국민 건강을 희생시키자는 망발에 불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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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