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의료법인서 미지급된 의사 임금, 상사채권 아니다”

- 병원 상대 시간 외 수당 등 임금 청구 상고 일부 기각
- “의료법에서 의사 영리 추구 활동을 제한한다”

의료법인이 소속 의사에게 미지급한 임금 등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미지급금에 관한 지연손해금 이율도 연 6%(상사법정이율)에서 5%로 낮춰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A의사는 2000년 3월부터, B의사는 2009년 10월부터 C병원에서 근무하다가 계약이 만료돼 2018년 2월 병원을 그만뒀다. 그런데 퇴사를 하면서 시간외 근무수당 등이 문제가 됐다. A의사와 B의사는 초과근무를 한 것에 대한 시간외 근무수당과 퇴직금에 시간외 근무수당이 제외된 것이 대한 미지급분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A의사와 B의사는 상법을 근거로 상사법정이율 6%를 적용해 미지급분을 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의사와 의료기관은 상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의사는 외관을 중시하는 정형적인 영업활동, 자유로운 광고·선전을 통한 영업의 활성화 도모, 인적·물적 영업기반의 자유로운 확충을 통한 최대한의 효율적인 영리 추구 허용 등을 특징으로 하는 상인의 영업활동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봤다.

의료법에서는 의사의 영리추구 활동을 제한하고 그 직무에 관해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며 의료행위를 보호하는 의료법의 여러 규정에 비춰보면, 개별 사안에 따라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활용해 진료 등을 행하는 의사의 활동은 상인의 영업활동과 다르다는 것.

또 "의사의 의료행위와 관련해 형성된 법률관계에 대해 상인의 영업활동 및 그로 인해 형성된 법률관계와 동일하게 상법을 적용해야 할 특별한 사회경제적 필요 내지 요청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도 했다.

따라서 "의료법의 여러 규정과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의사나 의료기관을 상법 제4조 또는 제5조 제1항이 규정하는 상인이라고 볼 수는 없고, 의사가 의료기관에 대해 갖는 급여, 수당, 퇴직금 등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그런데도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수당 등 채권에 상법상 지연손해금 이율을 적용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사채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 중 지연손해금 부분을 일부 파기자판하고 민법상 지연이율인 5%를 적용해 A의사에게는 1억 1,250만원, B의사에게는 5,8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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