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김 서림 사라진다... 신기술 유리 코팅제 개발

- 햇빛을 열로 바꾸는 유리 코팅제 개발
- 창문·거울 등 투명 유리 전반에 적용 가능할 듯

안경을 쓰는 사람들에게 겨울은 불편의 계절이다. 낮은 온도의 실외와 비교적 높은 온도의 실내의 온도차에 안경에 김이 늘 서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마스크를 쓰는 요즘은 더욱 김서림이 심해졌다. 하지만 조만간 이런 불편함도 사라질지 모른다.


▲ 출처 : 취리히연방공대 연구진

12일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진은 “햇빛을 열로 변환해 김서림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의 코팅제를 개발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나노테크놀로지’를 통해 발표했다.

안경에 김이 서리는 이유는 온도 차이 때문이다. 차가운 안경 렌즈에 따뜻한 공기가 닿으면서 수증기가 생기는 것이다. 기존에는 물을 끌어당기는 성분의 물질을 렌즈에 코팅해 수증기가 고르게 퍼지는 방식으로 김 서림을 방지했다. 김 서림 방지 스프레이가 이런 원리다.

연구진은 김 서림이 처음부터 생기지 않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산화티타늄 사이에 아주 얇은 금을 코팅한 후 이를 안경 렌즈 표면에 바른다. 금은 태양의 적외선을 선택적으로 흡수해 최대 섭씨 8도까지 온도를 높여준다. 적외선은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및 자외선과 함께 햇빛을 구성하는 빛으로, 많은 에너지(열)를 가지고 있다.
즉 열만 흡수해 안경 렌즈를 따뜻하게 만들어 김이 서리지 않는 것이다. 열선이 깔린 자동차 창문과 원리는 비슷하지만, 햇빛을 흡수하면 되기 때문에 특별한 에너지원이 필요 없다.

두께가 얇아 안경은 투명하다. 전체 두께는 10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불과하다. 보통 금박의 12분의 1이다. 금을 둘러싼 두 개의 산화티타늄 층은 가열 효과를 높이면서 금이 마모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창문이나 거울, 유리처럼 김 서림 방지가 필요하지만 투명해야 하는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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