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신생아 의식불명 ‘아영이 사건’ 간호사에 항소심도 징역 6년

- 생후 닷 새 ‘아영이’ 떨어트려 두개골 골절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도
- 재판부 “간접증거 종합해보면 간호사가 고의로 상해 입힌 것으로 보여”
- 아영이 부모 "사과 아직 한마디 없어... 호전된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생명 위험"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트려 의식불명에 빠지게 한 이른바 ‘아영이 사건’ 간호사에 항소심 재판부도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부산고법 형사1부(박종훈 부장판사)는 19일 업무상과실치상,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상습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간호사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간호조무사 B씨,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은 병원장 C씨 역시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19년 10월 부산 동래구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21차례에 걸쳐 신생아들을 학대하고, 같은 달 20일 태어난 지 닷새 된 아영이(가명·여아)의 다리를 거꾸로 들고 바닥에 떨어뜨려 두개골 골절상을 입힌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아이를 떨어뜨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비록 직접증거는 없지만 여러 간접증거를 종합하면 신생아의 상해 원인은 강한 충격에 의한 외상으로 인정되며, 1시간 내외의 짧은 시간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상이 출생 시나 A씨 이외 다른 간호사 근무시간에 발생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형이 부당하다는 A씨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여러 아동학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진정으로 반성하는지도 의문스러운 점이 있다. 신생아실 간호사가 신생아에게 신체적 학대를 가한 행위는 그 자체로 매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선고를 지켜본 아영이 부모는 선고 결과에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한 점을 꼬집었다. 아영이 아버지 B씨는 "양형을 더 받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검찰 주장이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인정이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가해자는 아직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사과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가족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영이는 다른 신체 장기들은 호전된 부분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뇌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병원에서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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