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건강보험공단에는 대면진료로 속여 요양급여 가로채기도 ‘958차례 1,645만 원’
- 항소심 재판부 “영리 목적 의료행위... 원심 너무 약해”
대면 진찰 없이 허위 처방전을 발급해 요양급여를 부당 수령하고, 약사와도 담함해 진료 없이 향정신성 약품을 처방해온 의사들이 각각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약한 처벌을 지적하며 의사들의 부정 의료행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24일 광주지법 형사3부(재판장 김태호)는 사기, 약사법 위반, 의료밥 위반 등으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의사 A(60)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형을 유지하고, 사기와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벌금 300만 원을 선고 받은 의사 B(49)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전남 강진군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총 958차례, 환자 453명을 직접 대면진료하지 않았음에도 대면 진료한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속여 1,645만 원 상당의 보험료를 수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검토해 일부는 검사와 수사기관의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가 임증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A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총 168차례, 환자 42명에 대해 허위 처방전을 이용, 요양급여 172만 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변경됐다.
전남 담양군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B씨는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1차례에 걸쳐 허위로 환자에 대한 향정신성 의약품의 처방전을 발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약사로부터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전을 부탁받은 B씨는 환자를 실제로 진료 진찰한 적도 없으면서 직접 진료한 것처럼 처방전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들의 의료법 위반 행위에 재판부는 법정에서 이례적일 정도로 강한 질타를 쏟아냈다. 김태호 재판장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으나 피고인은 의료인으로서 의료법 위반 범행의 폐해와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실제로 진료하지 않은 환자를 마치 진료한 것처럼 허위로 진료기록부와 처방전 등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진료기록부와 처방전 등의 신뢰성과 정확상이 훼손되고 국민건강에 위해가 발생할 여지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의사로서의 직업윤리와 의무를 위반한 정도도 가볍지 않다"며 "범행 기간이 약 3년에 이르고 범행 횟수도 수백회에 이르러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장은 "항소심에 이르러 증거부족으로 일부 행위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단순한 영리를 목적으로 의료 행위를 한 피고인의 범행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것"이라며 "원심의 형은 대단히 약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더 높은 형을 선고해야 하는데 원심에 따라 더 높은 형을 선고할 수 없어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대법원은 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 이를 존중하는 게 타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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