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환자 조롱했던 대학병원 간호사... 관할 보건소에 고발 당해

- “싹다 약주고 재워버리고 싶다... 2달치 풀인계 받고 2시간 만에 하늘나라로 보냈다”
- 정보 누설금지 의무 등 의료법 위반 혐의... 처벌은 어렵다, ‘직업 윤리적 문제’
- 해당 병원, 해당 간호사에 장기휴가 부여, 아무런 징계 없이 넘어가

지난해 말 자신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환자를 조롱하는 듯한 게시물을 주기적으로 올려온 경기도 소재의 대학병원 간호사가 관할 보건소로부터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자신의 SNS계정에 “싹 다 약주고 재워버리고 싶다”, “두 달치 풀인계 받고 두시간 만에 하늘로 보내버렸당”, “호흡기 잠깐 뗄까. 명도 떼지는 수가 있어” 등의 글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22일 해당 병원 관할 보건소가 간호사 A씨에 대해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소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면서도 "사건이 알려진 이후 대학병원을 찾아 조사를 했고 게시물 작성자를 특정해 고발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A씨가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며 찍어 올린 게시물을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A씨가 올린 게시물에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환자에 ”할아버지 숨 잠깐만 참아보라고 하고 싶다. 인공호흡기 잠깐 뗄까, 명도 떼어지는 수가 있다“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또 환자감시장치와 수액 사진 등을 찍어 올리며 "싹 다 약주고 재워버리고 싶다", "두 달 치 풀 인계받고 두 시간 만에 하늘로 보내버렸다" 등의 글도 올렸다. 이 외에도 환자가 사망한 것을 보고 "수혈 때려부었는데 익파 엔딩인 거 안 비밀"이라는 조롱 섞인 글도 올라왔다. '익파'는 환자가 사망했을 때 쓰는 의학용어 'expire'를 말한다.

현재 A씨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의료법상 정보누설금지 의무 위반(제19조) ▼형법상 병원에 대한 업무방해(제314조) ▼절도죄(형법 제329조) ▼횡령죄(형법 제355조)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형사처벌로 이어지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A씨의 행동이 윤리적으로는 문제가 크지만 법적으로는 혐의를 적용하기에 애매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병원 측의 소극적인 대응에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은 A씨에게 장기휴가만 부여했을 뿐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해당 간호사에게 장기휴가를 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건을 접하고 난 뒤 동료 간호사들도 충격을 받고 의욕을 잃은 상태인데 병원은 사건을 덮으려는 것에만 급급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논란이 된지 한달이 넘어가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논의조차 되지 않아 환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 병원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짧게 대답을 피했다.

한편 대한간호사협회도 법원 판단에 따라 윤리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간협 윤리위원회는 간호사의 윤리적 과실을 따지는 기구로, 강제성있는 징계권은 없지만 보건복지부에 면허 정지 혹은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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