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00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튀르키예 강진에 우리나라 지하수 수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4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수형 박사의 연구팀이 지난 6일 발생한 튀르키예 강진의 본진(규모 7.8)과 여진(규모7.5) 이후 국내 지하수 관측정 두 곳(문경, 강릉)에서 유의미한 지하수 수위 변화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문경 관측정은 본진 이후 수위가 7cm 정도 높아졌다가 여진이 발생하면서 3cm 정도 다시 내려갔다. 강릉 관측정에서도 본진 이후 수위가 3cm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파에 의해 대수층 주변의 암석들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고 대수층에 압축과 팽창이 발생해 지하수의 수위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규모 7.5이상의 지진이 7000km 이상 떨어져 발생하더라도 국내 지하수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연구팀은 지난 인도네시아 강진, 동일본 대지진, 네팔 강진, 뉴질랜드 강진 당시에도 지하수 수위 변화를 관측해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지진이 발생하면 지하수의 급격한 유동으로 인해 유출과 유입이 불규칙적으로 일어날 수 있고, 지하수가 풍부한 대수층이나 방사성폐기물 부지 및 오염 지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지진 이후 지하수 점검이 꼭 실시될 필요가 있다.

이수형 박사는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지각의 흔들림뿐만 아니라 지하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진과 연계한 지하수 관측과 분석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지하수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