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통신비 부담·발전속도 저하 등 과점 문제 해결 위해 제4 업체 설립해 경쟁 유도
- 이통계 업계, 일반 소비자들 대상 서비스 출시 관심 없어... 초기 비용도 수조원에 달해
정부가 이동통신 산업에 고착화된 과점 구조를 깨기 위한 방안을 추진한다. 이동통신 3사(SKT·KT·LG)가 장악하고 있는 구조 속에서 가계통신비 부담은 더욱 커졌고, 전체 산업의 발전 속도도 느려졌다고 정부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해결 방안으로 정부는 이동통신 시장의 완전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제4의 이동통신사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 이동통신 시장의 3사 중심 과점·단합 구조에서 국민의 불편함이 생긴다고 진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민이 이용 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기회가 없어진 것이 꼽힌다. 국내 통신산업이 가격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문하지 못하는 ‘시장 실패 상태’라고도 판단하고 있다.
박차관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이동통신사 간의 인수·합병(M&A)을 거쳐 2002년 지금과 같은 과점 구조가 형성된 이후 20년 넘는 시간동안 3사의 과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쟁 없는 이동통신 시장은 쉽게 집중화되고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소비자 후생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이동통신 시장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산업이 도태되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온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과점구조를 깨고 경쟁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통 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5G 28㎓ 대역을 회수했는데, 이를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하는 방식으로 제4의 이동통신사를 출범시키겠다는 목표이다.
정부가 제4의 이동통신사 시장 진입을 추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지난 2010년부터 정부는 꾸준하게 제4의 이동통신사 시장 진입을 추진해왔으나 기업들이 중간에 포기하거나 심사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번번이 좌절됐다. 이번에는 기존 이동통신사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자급제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단말기·장비 공동구매,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망 구축·사업운영 등에 걸쳐 다양하게 지원해 성공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정부의 참여 유도에도 이동통신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있는 기업은 이미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기업 간 거래(B2B) 형태로 이동통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별다른 관심이 없다.
중견·중소기업이 선뜻 진출하기도 어렵다. 수조원에 달하는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이동통신사로부터 인프라를 빌려 서비스할 수 있지만, 성장에 한계가 있다. 학계 전문가는 “시장을 흔들 ‘메기’가 필요하지만, 자금력이 관건인 만큼 진입하려는 기업을 찾고 지원하는 데 정부가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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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림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