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GP 한다’ 신규 전문의 수 10년 사이 16% 줄어... 534명 감소

- 2014년 3,341명이던 신규 전공의, 2023년 2,807명으로 500명 넘게 줄어
- 전공의 정원 감축되고 인기과 쏠림 현상도 심해
- 신규 의사들, 전문의보다 일반의 선호하는 경향도 갈수록 높아져

매년 배출되는 전문의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인기과 쏠림 현상의 여파로 전문의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최근에는 전문의보다 일반의(GP)를 선호하는 의사들 사이에서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10년간 진행된 전문의 자격시험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후 신규 전문의 수는 3년제 축소로 인해 내과전문의가 평년의 2배 배출된 2020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3,341명이던 신규 전문의는 2023년 2,807명으로 534명이 줄었다. 비율로는 약 16%가 줄어든 셈이다. 특히나 올해는 전년도보다 107명이나 줄어들어 처음으로 2,800명 대로 추락했고,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대 정원은 일정한데 전공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공의 정원구조 합리화 정책에 의해 응시자 수와 전공의 모집 인원이 줄어든 것과 함께 인기과 쏠림 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전문의 자격시험의 합격률은 평균 97%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응시자 수가 줄었다. 지난 2014년 전문의 자격시험에는 3,559명이 응시했지만 2015년에는 3,518명, 2016년 3,449명 2017년 3,413명, 2018년 3,188명, 2019년 3,149명, 2020년 3,543명, 2021년 2,990명 2022년 2,991명, 2023년 2,861명으로 감소했다. 3년제 시행으로 내과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가 2배로 늘었던 2020년을 제외하면 하향 곡선이 뚜렷하다.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 감소에는 지난 2013년부터 추진된 전공의 정원구조 합리화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새로 배출되는 의사 수보다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정원이 800명 정도 많다며 2013년부터 전공의 정원을 감축하기 시작했다. 2013년 3,780명이던 레지던트 1년차 모집 정원은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8년부터 3,150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인기과 쏠림 현상도 전문의 배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년 전공의 모집 정원의 110% 정도가 지원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과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으로 불리는 인기과에 몰렸다. 인기과 전공의 지원율은 180%를 넘을 때가 많을 정도로 지원자가 많지만 외과나 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는 매년 미달 사태를 겪고 있다. 특히 소청과는 2023년 전공의 지원율이 15.9%에 그쳤다.

3~4년 더 수련교육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보다는 인턴만 마친 뒤 일반의로 근무하는 걸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들어 의료 현장에서는 “바이탈(vital)과만 기피하는 게 아니다. 요즘에는 전공의 수련교육을 받고 펠로우를 한 뒤 대학에 남아 교수를 하고 싶어 하는 의사도 줄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전문의보다 일반의로 진로를 고민하는 의대생도 늘고 있다. 의사와 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전문의 자격을 꼭 취득해야 하느냐는 ‘고민 상담’도 자주 올라온다. 의학과(본과) 4학년생인 한 의대생은 페이스북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을 통해 “(전문의) 수련을 꼭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생긴다. 바이탈을 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도 듣다보니까 꼭 수련을 받아야 하나 싶다”며 “힘들더라도 그만한 보상이 있으면 하겠지만 이 나라는 강요만 한다”고 했다.

미용 분야에서 일반의로 근무하고 있다는 한 의사는 “처음에는 (전문의) 수련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았지만 미용 GP로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했고 그 판단은 아직까지 유효하다”며 “만족한다”고 했다.

일반의가 운영하는 의원도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일반의가 개원한 의원은 2018년 2,940개소에서 2019년 2,942개소, 2020년 2,981개소, 2021년 3,043개소, 2022년 3,162개소로 증가하고 있다.

일반의가 개원한 의원의 진료비 규모도 늘고 있다. 심평원 ‘2021년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일반의 의원의 진료비는 지난 2017년 2조 5,455억 원에서 2021년 3조 2,901억 원으로 1조원 가까이 늘었으며 전체 요양급여비용 중 17.2%를 차지했다. 이는 내과 다음으로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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