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면허 취소 범위 확대? 의료인에게 관리 권한 위임 해야”

- 면허 관리 및 법적 제재에 전문가 참여 보장하고 있는 다른 OECD 국가들
-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피해자의 피해 회복과 환자 이익에 부합하는지 의문”
- “법체계 유사한 일본처럼 결격사유와 면허발급 사유 명확히 구분해야”

간호법과 함께 국해 본회의로 직회부된 ‘의료인 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의료계의 강한 비판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면허 관리나 법적 제재에 전문가 참여를 보장하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계가 더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김형선 부연구위원은 최근 한국의료법학회지에 ‘국내외 의료인 결격사유와 행정처분 입법정책적 고찰’이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모든 범죄를 결격사유로 두는 것은 그 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하더라도 정도를 넘어선 과도한 규제로, 최소침해 원칙해 반한다. 면허 박탈과 재교부 금지 기간 설정이 비록 입법의 영역이라 할지라도 그 수단과 적합성 측면에서는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4대 중범죄와 환자 관련성을 도외시하며 면허 박탈의 범위를 모든 범죄로 확대하는 것이 과연 피해자의 피해 회복과 환자 이익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법을 통해 환자와 의사 사이에 신뢰 관계가 재고되더라도 피의자의 사회적 복귀는 요원해진다”고 했다.

우리보다 앞선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는 영국과 미국은 독자적으로 의료인 면허관리기구를 설치하고 행정처분 권한까지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독일도 의사협회와 보험협회가 행정처분 권환을 가지고 의료인이 참여하는 직업법원 설치 권한을 분배받아 의사단체의 자치적인 행정도 보장하고 있다. 한국과 가장 유사한 법체계를 가지고 있는 일본도 의사 면허제재에는 의사 협회장 참여를 보장하고 직종별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면허관리기구가 있는 영국과 미국은 위법행위가 환자 관련성이 있을 때 더욱 무겁게 처벌한다”면서 “일본은 우리보다 의사 결격 사유의 적용 범위가 더 넓고 행정제재 처분의 원인도 더 다양하게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처분 건수는 오히려 우리보다 적다. 이는 엄격하고 투명한 절차로 행정 처분이 내려지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독일이나 일본처럼 의사 결격사유와 면허 발급 사유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이에 대한 행정 권환을 의료인 단체에 위임해 행정제재 참여를 보장하는 법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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