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개 의대 공동연구팀, 의사 국시문항 분석 결과 발표
- “사실상 기초역량 평가하지 않는 이유, 시험에 대한 학생 및 교수, 학교의 부담 증가 탓”
의사 국가시험에서 출제되는 문항 중 기초의학 문항이 겨우 8%에 불과해 기초의학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남·부산·가톨릭·서울·고대의대 연구팀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공개한 지난 2016년부터 2018년도 의사 국시 문항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최근 연세의대에서 발간하는 ‘의학교육논단’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기초의학 문항’을 기초의학 교육과정에서 교육하는 과학적 원리와 학습성과에 대한 이해를 질문하는 문항으로 정의했다. 또한 기초의학 내용을 일부 포함한 임상의학 문항과 기초의학 문항을 합친 문항을 ‘기초의학 관련 문항’으로 규정했다. 그 결과,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의사 국시에 출제된 문항 중 기초의학 문항은 평균 8.1%였다.
구체적으로는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병리학 ▼약리학 ▼미생물학 ▼기생충학 등으로 구성된 기초생의과학 문항은 3년 평균 2.3% 출제됐다. 예방의학과 의료법규 문항은 5.8%였다. '기초의학 관련 문항'은 전체 문항의 22.0%였다. 기초의학 관련 문항 중 기초의학 문항은 9.7%였으며, 나머지 90.3%는 기초의학과 관련된 임상의학 문항이었다.
이를 기초의학 분야별로 분석했을 때, 약리학과 미생물학 문항이 기초의학 관련 문항의 83.0%를 차지했다. 그 외 해부학·생리학·생화학의 경우 기초의학과 관련된 임상의학 문항도 일부 있었다. 다만 병리학의 경우 병리학 문항뿐 아니라 관련된 임상의학 문항도 전혀 없었다.
기초의학 관련 문항과 학습 성과 간 연관성도 임상의학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제된 문항을 ▼최종학습성과 ▼실행학습목표 ▼하위실행학습목표 수준에서 각각 분석했을 때, 모든 분야에서 기초의학과 관련된 임상의학이 기초생의과학 문항 보다 학습 성과와 연관성이 높았다.
임상의학 문항은 최종학습성과와 60.2% 연관됐지만 기초생의과학은 57.4%였다. 실행학습목표의 경우 임상의학 49.9%, 기초생의과학 33.8%였으며, 하위실행학습목표에서는 임상의학 23.2%, 기초의학 14.0%였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의사 국시가 기초의학 역량을 사실상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보건의약관계법규를 제외한 기초의학 문항이 의사 국시 360문항 중 10문항도 출제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 의사면허시험에서 기초의학 역량을 평가하는 ‘step1’이 280문항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의사 국시가 기초의학 역량을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의사 국시에 추가로 기초의학 교육영역 시험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교수의 58.3%, 학생 30.2%, 전공의 35.3%만 찬성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시험에 대한 학생·교수·학교의 부담 증가라는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의대가 우수한 의사를 배출하는 사명을 가진 기관이며, 기초생의과학이 학술의학과 첨단의료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우수한 의사 양성을 위해 의대와 의학교육 관련 단체, 의료계,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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