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가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해 강경 투쟁에 돌입한 대한의사협회에 대국민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현행 의료시스템에서 제대로된 돌봄이 가능한지에 대해 따져보고 이를 통해 간호법 제정의 당위성을 국민에 강조하겠다는 입장이다.

22일 간협 김영경회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간호법을 ‘부모돌봄법’이라고 지칭했다. 이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영화 제목처럼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을 영화 제목과 다를바 없다”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한 의료시스템도 부족해 존엄한 돌봄이 없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목소리 높여 비판했다.

이어 간호법 제정을 결사 반대하고 있는 의협에 대국민 공개토론도 제안했다.

김 회장은 “의협 회장에게 ‘존엄한 돌봄의 걸림돌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범국민 토론을 열 것을 제안한다”며 “의협·시민단체 관계자, 국민 대표가 모두 모여 토론한다면 누가 국민 건강을 볼모로 삼고 있는지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 의료시스템으론 제대로 된 돌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간호법을 제정을 통해 돌봄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김 회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의 수가 터무니 없이 적을뿐더러 입원 결정도 의사가 내린다. 의사 중심 의료시스템에서 간호인력은 소모품일 뿐”이라며 “부모를 비롯한 환자,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선 간호인력 확충과 간호정책 시행의 근거법인 간호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협은 정치권 로비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이 누구 편인지 의사들 스스로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간협은 민심을 확인하고 간호법 제정을 위해 더 나아가겠다. 헌법에 보장된 건강권을 제대로 실현하고 누구나 존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간협은 이날 간호법이 부모돌봄법임을 국민에게 홍보하기 위한 ‘민트엔젤 캠페인 민심대장정’ 발대식을 진행했다. 민트엔젤의 뜻은 ‘민심의 물꼬를 틀며 국민과 소통하는 간호천사’라는 뜻을 담고 있다. 간협은 ‘민심을 트다’라는 의미를 가진 ‘민트(min.T)’ 프로젝트를 통해 ‘존엄돌봄’, ‘맞춤돌봄’, ‘안심돌봄’ 등 부모 돌봄 문화를 확산하고 이를 위해 간호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홍보할 예정이다.

이날 발대식에는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참석해 간호법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의원은 “간호법 제정이 9부 능선을 넘었는데 대선과 총선에서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으려는 세력이 있다”며 “돌봄 부족으로 절박한 현실에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인력은 간호사다. 간호법을 통해 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간호법을 제정하고 발의한 의원으로서 간호사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간호법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