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테랑 간호사조차 열악한 환경을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현실”
- “대한민국에는 간호사만 있고 간호법은 없다” 호소
대한간호협회가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의 강도를 더욱 올리며 이어가고 있다. 간호법은 당초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어 통과될 전망이었으나 김진표 국회의장이 ‘합의 부족’을 이유로 상정을 거부하면서 보류된 상태이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14일 국회와 간호법을 반대하는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간호법 통과 촉구 문화 마당’을 열었다. 이날 전국에서 간호사 500여 명이 참여해 ‘간호법은 부보돌봄법’, ‘부모돌봄의 선진국가 간호법으로 시작합니다’, ‘간호법=부모돌봄법, 가족행복법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간호사 A씨는 “간호사는 24시간 환자 곁을 지키며 문제 사항을 파악하고 보고해 적절한 처치를 제공하고 있는 직역”이라며 “그러나 베테랑 간호사들조차 열악한 환경을 더 버티지 못하고 떠나고 있는 현실이다. 국민이 숙련된 간호사들에게 제대로 된 간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간호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투석환자를 주로 돌보는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 B씨는 “책임과 의무는 넘쳐나는데 간호사의 권리 보장은 없는 현실이다. 필요에 따라 온갖 일들이 간호사의 업무라고 떠념겨지는 것에 타 직종 업무를 넘본다는 오해도 사고 있다”며 “간호법으로 간호 본연의 업무를 규정하는 것이 어떻게 타 직종에게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반문했다.
대학병원 간호사 C씨는 “의사 대부분 지역사회에 왕진을 가지 않는다. 병원에 갈 수 없는 환자는 간호사의 돌봄이라도 받아야 하지만 현재 의료법은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간호법 제정을 통해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D씨 역시 “간호사는 아무도 스스로를 코로나19와 맞서 싸운 영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저 대한민국의 간호사로 생각할 뿐”이라며 “대한민국에는 간호사는 있지만 간호법은 없다. 간호법을 통해 법이 규정하는 간호 업무만 수행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편,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 등 의료계와 간호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법안을은 당초 13일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어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으나, 김진표 국회 의장이 ‘여야 추가 협의’를 이유로 이를 연기하면서 안건 상정이 보류되어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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