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의료계에서 가장 큰 논란거리인 간호법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이 유력한 상황 속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간호법 단독 처리 강행 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오후 열린 의원 총회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7일에 무슨일이 있더라도 간호법 등 국회 복지위원회 법안들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본회의가 직회부된 간호법을 강행 처리할 경우 의료 현장에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의료 전체체계가 상당히 흔들리고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기 때문에 민주당과 최대한 협상해보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지금처럼 협상에 임하지 않고 간호법을 단독 강행 처리한다면 여당으로서 특별한 대책을 취하지 않으며 지켜만 볼 수는 없을 것”며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이 강행 처리될 경우 대통령께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원장도 의원 총회 후 참석한 기자간담회에서 간호법 해법을 찾기 협의 과정을 공개하며 표결 전까지는 끝까지 중재 노력을 다해보겠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본회의 회부된 간호법에 대한 쟁점으로 ▼법안의 이름이 ‘간호법’이라는 것 ▼지역사회 문구 포함 등이다. 업무범위 등 간호사 처우개선 법안이라면서도 지난 11일과 18일 민·당·정 간담회에서 간호법 명칭과 지역사회 문구만 삭제와 관련해 협의가 오고 갔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어제(24일) 대한간호협회에 2차 수정안을 제시하는 만남에서 간협이 여전히 지역사회와 업무범위 문제에 대해 사실상 중재 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며 “너무 완강해서 간호법을 간호사법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잘도 제안하지도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민주당이 오는 27일 간호법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우리는 관련 단체들과 끝까지 협의해 중재 노력을 끝까지 다하겠다”며 “직역 간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이 거대 의석 수를 가지고 밀어 붙였을 때의 일어날 수 있는 의료계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통령 거부권이란 헌법에 의해 보장된 대통령의 국회 견제 수단이다. 헌법 제53조에 따르면 국회 표결에서 의결된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대통령이 15일 이내에 공포해야 한다. 하지만 법안에 이의가 있을 때 대통령은 15일 이내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하고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해 국회로 돌아온 법안은 국회서 다시 표결을 거쳐야 한다. 여기서 다시 한 번 통과될 시 지체 없이 공포되어야 하지만 재의에서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현재 민주당이 절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해 법안을 단독 처리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3분의 2가 넘지는 않기 때문에 재의에 부쳐질 경우에는 국민의힘 동의 없이는 법안 통과가 불가능하다.

앞서 실제로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지난 13일 재의됐지만 재적 의원 190명 중 찬석 177명, 반대 112명, 무효 1명으로 최종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