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계가 오는 17일 총파업을 결의하고, 부분 파업을 잇따라 강행하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 협회 등 13개 보건복지단체를 향해 ‘집단 진료거부’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SNS 게시글을 통해 간호법 반대 입장을 표명한 보건복지부에 대해서도 갈등을 오히려 키운다며 지적했다.

3일 대한간호협회 등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는 국회소통관에서 ‘보건복지부 갈등 조장, 의사단체 등 집단 진료 거부 즉각 철회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건호법안, 국회 본회의 의결 그 이후’라는 카드 뉴스의 내용이 왜곡되었다고 반박했다. 범국본은 간협과 시민사회단체 등 1,30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협의체이다.

범국본은 복지부 카드뉴스의 내용에 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간호법에는 간호사 혼자 환자를 돌본다는 내용은 없고, 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 증대에 따라 간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법률이지 직역 간의 역할분담과 협력을 방해하려는 법률이 아니다”라며 “간호조무사를 차별하는 조항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확한 법적 사실에 근거해 갈등을 중간에서 중재해야 할 복지부가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증폭시키고 있다”며 “복지부는 간호법에 대한 마녀사냥과 말바꾸기를 중단하고 헌법상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범국본은 “간호법에는 간호사가 개원을 하거나 간호사가 단독진료를 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되는 조문은 전혀 없다. 개설권은 의료법 개정으로만 가능하기에 불가능하다”며 “그럼에도 끊임없이 그런 주장을 멈추지 않는 것은 간호법에 대한 흑색선전이며 국민의 눈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날 부분 파업에 나선 13개 보건의료단체를 향해 국민 생명을 담보로 겁박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범국본은 “의협 등 사용자 단체는 ‘총파업’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 파업은 헌법으로 보장된 근로자의 노동3권 중 하나인데 사용자단체가 파업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냐. 의료법상 불법인 진료거부를 피하려는 꼼수일 뿐”이라며 “정부는 집단 진료거부에 대해 의료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단 진료거부에 대해 정부가 올바르게 대처하는지 국민의 입장에서 똑바로 지켜볼 것”이라며 “조작된 갈등을 빌미로 간호법 반대를 추진할 경우 그 책임을 묻고 심판하겠다”고 경고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3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 더 큰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협 등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며 진료거부와 연가를 통한 실력 행사에 나서고, 국민의힘도 거부권 건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간호법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 문제 있는 법안이 아니다.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오히려 큰 혼란만 가중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여당은 직종간의 갈등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간호법을 잘 운영하는 것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모든 보건의료 인력에 대한 적정 인력 기준 마련 등 실질적으로 현장 보건의료 노동자의 노동 조건 개선과 환자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부 장관은 일방적으로 의협 편에 서서 SNS에 갈등을 조장할만한 이간질을 즉각 중단하고, 주무 장관 답게 간호법 제정을 계기로 그동안 의료계 갈등을 조정하고 봉합하는 역할이 본인들의 소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