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가입자 미리 만나 밤샘 수가협상 안 한다

- 30일 오전 재정위 소위-공급자 수가협상단 사전 면담 갖는다
- 윤석준 재정위원장 “대면 모임으로 서로 이해폭 넓히는 과정”

해마다 돌아오는 ‘환산지수’ 협상, 즉 수가협상에서 이례적으로 서로 입장차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수가를 더 올려달라고 주장하는 공급자와 이를 충족해줄 수 없다는 가입자가 사전에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이해하려는 시간을 가지기로 합의한 것이다.



사실 가입자와 공급자의 사전 만남은 올해 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이 협상에 주력해왔던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가 인상에 투입할 재정규모를 결정하는 재정운영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면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졌었다.

그럼에도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는 22일 첫 번째 회의를 갖고 오는 30일 오전 공급자 단체와 수가협상단간의 면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정소위는 30명의 총 재정위 위원 중 위원장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된다. 전국의료산업노조연맹, 전국건설기능인노조,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기업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소비자연합 등이 가입자 대표 소위원회 위원이다. 공익대표로는 윤석준 위원장과 보건복지부 정윤순 건강보험정책국장, 건보공단 현재룡 기획 상임이사가 참석한다.

윤석준 위원장은 “건강보험료 결정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하는데 건정심은 공급자와 가입자가 모두 참여하는 형태”라며 “재정위 취지 자체가 가입자가 대표성을 유지하는 구조다. 환산지수를 결정하는데 대면모임을 추구하면서 서로의 이해폭을 넓히는 것은 진일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성과에 윤 위원장도 지난 2년간 재정위를 이끌어 온 것에 이어 12기 재정위도 2년간 더 이끌게 됐다.

그는 “협상을 통해 계약을 한다는 과정 자체가 소중하다”라며 “협상을 하려면 가입자는 공급자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이해해야 하고, 공급자는 국민을 대표하는 가입자가 어떤 어려움을 갖고 있길래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조정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합의를 할 수 있다면 한 단계 더 선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가입자와 공급자의 입장차이가 워낙 큰 편이기 때문에 올해 협상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2년은 공급자도, 가입자도 모두 어려웠다는 것이 지표에서 확연하기 드러나 어떻게 판단할지 곤혹스러웠다”라며 “수가협상 모형 중 SGR 모형에서는 법과 제도에 의한 변수를 고려하게 되어 있는데, 올해는 공급자 단체 지표가 완전히 정상적으로 회복된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입자든 공급자든 제도가 꼬여있고, 불확실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협상은 매번 더 어려워지고 있다”라며 가입자와 공급자의 사전 만남의 의미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가입자는 보험료를 내는 국민의 대표로 회의에 참여하고, 환산지수를 조정하는 작업이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대표하는 자리”라며 “공급자는 스스로의 입장을 가입자에게 잘 설득하고 설명하면서도 가입자의 처지를 잘 헤아리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위 및 소위원회 구성은 가장 늦은 시기에 완료됐지만 그만큼 회의 시간을 당겨 올해는 밴딩 자체가 일찍 공유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협상에서는 1차 투입 재정 규모 자체가 협상 시한인 5월 31일 자정에 임박해서야 설정됐다.

윤 위원장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수가 인상 수준을 산출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매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인건비 관련 지표를 반영해 구체적인 결과값을 산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열리는 30일 2차 재정소위에서 연구결과에 따른 수치를 확인하고 관련 논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늦어도 31일 저녁 전에는 투입 재정 폭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후 공급자 단체에서의 수용 여부 문제는 또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난해 부대의견에 담긴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연계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당시 재정위는 수가협상 결과를 의결하는 데서 나아가 요양기관 유형 사이 환산지수 격차가 의료전달체계에 미치는 문제 및 행위유형별 원가 보상수준 불균형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개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대의견을 추가적으로 달았다. 즉, 검체, 검사 행위료는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지만 수술 수가 원가보상률은 100%에 한참 모자르는 불균형 문제를 수가협상에서 반영해야 한다는 소리다.

윤 위원장은 “지금은 환산지수가 일괄적으로 올라가니 원가보상률이 100%를 훌쩍 넘는 행위의 비용도 함께 올라가는데 그게 합리적인가 하는데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환산지수가 오르면 결국 건강보험료 인상과 직결된다”라며 “환산지수 협상이지만 일부 행위에는 옵션을 두는 방법으로 권고를 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환산지수 계약은 협상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급자 단체의 수용력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부대조건에 담았던 내용의 정신은 살아있기 때문에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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