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6월 협의체 구성해 PA 문제 해결하겠다”

- “간협이 공유한 불법 리스트, 불법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어”
- 간호법안과 PA문제 연관시켜 단체행동 나선 간협에 유감 표명도

대한간호협회를 중심으로 간호업무 외 불법 업무 리스트를 작성하고 공유해 간호사들 사이에서 준법투쟁 및 불법진료 거부·수집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협의체를 구성해 진료보조인력(PA, Physician Assistat)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간협이 공유하고 있는 불법 업무 리스트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행위도 포함됐다고 선을 그었다.



23일 보건복지부는 간호계가 준법 투쟁의 일환으로 지적하고 있는 진료보조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다음달부터 협의체를 운영하며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간협은 간호법에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된 것을 항의하는 차원에서 간호업무가 아닌 의사의 불법 업무 지시를 검사(검체, 채취, 천자), 치료·처치 및 검사, 처방 및 기록, 수술, 약물관리, 튜브관리 등 6가지 항목으로 나누고 각 항목마다 세부 업무를 목록화해 총 24개로 세분화했다.

복지부는 일단 간협이 배포한 ‘간호사 수행 시 불법이 되는 업무 리스트’는 문구 자체만으로 불법이라고 일률적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복지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고도의 지식과 기술이 필요해 꼭 의사만이 할 수 있는 행위는 간호사에게 위임할 수 없다”라며 “그 행위는 행위의 침습성 및 난이도, 환자의 신체에 미칠 위해성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행위마다 개별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개별 행위가 진료보조 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일률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개별,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라며 “행위의 객관적인 특성상의 위험, 부작용이나 후유증, 당시 환자의 상태, 간호사의 자질과 숙련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간호법안과 PA문제 해결을 연관시켜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는 간협에는 유감을 표명했다.

복지부는 “간호법안의 간호사 업무 범위는 현행 의료법과 같고, PA 문제와 관련성이 전혀 없다”라며 “간호법안이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PA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간호법안에 대해 정부가 재의요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간협이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법 PA 문제는 의료계에서 수십년간 암묵적으로 이어져온 과제인 만큼 정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실제로 복지부는 대통령의 간호법안 재의요구 이후 어느 때보다 간호계 의견 청취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장관과 차관이 고대안암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PA 간호사들의 처우를 직접 청취했으며 세종충남대병원 필수병동(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소아과병동 등) 근무 간호사 의견도 들었다.

이에 복지부는 다음달부터 전문가, 현장종사자, 관련단체 등 관련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PA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논의도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협의체에서 병원의 인력구조, 보건의료인 사이 업무범위 등 PA 문제 관련 전반적인 논의를 통해 제대로된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직결되는 응급의료, 중환자치료, 수술, 분만, 투석 등을 필수유지 업무로 정한 취지를 고려하여 의료기관과 의료인은 이들 분야에서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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