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강제추행해 극단선택으로 몬 50대 父, ‘징역 5년’에 항소

10년동안 본적 없는 친딸을 갑자기 불러내 만나 성폭력을 저지르고, 이로 인해 딸의 극단선택으로 이어진 사건의 50대 친부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친부는 선고를 받고 형이 너무 과하다며 항소했다.



26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청은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 추행 혐의로 기소되어 1심 재판을 받은 A(57)씨가 항소했다고 밝혔다. A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던 검찰도 “A씨가 반인륜적인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 데다 A씨의 전처 등이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하겠다”고 항소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대학생이던 딸B(당시 21세)씨를 충남 모 지역 자신의 집으로 불러 강제 추행 및 성폭행 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아내와 이혼한 뒤 10년 넘게 보지 못한 딸 B씨에게 갑자기 “대학생이 됐으니 밥 한 번 먹자”고 불러낸 뒤 집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범행을 저질렀다. 과거 A씨는 가정폭력과 외도 등 문제를 일으켜 B씨의 어머니와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가 신체접촉을 거부하자 머리채를 잡고 벽으로 밀치거나 폭행을 가하며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아빠는 다 허용된다”며 B씨에게 입맞춤과 포옹을 강요했다. 범행 직후 B씨는 경찰에 A씨를 신고하며 “아버지인 A씨가 내 속옷을 벗기고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도 수사기관과 가족에 전달했다.

해당 녹음파일에는 B씨가 도망치며 “아빠, 나 아빠 딸이잖아, 아빠 딸이니까”라고 애원하는 상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가 시작됐지만 지지부진한 수사에 B씨는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씨는 유서에 “직계 존속인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해 경찰에 고소했지만 열달이 지나도록 사건에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등의 괴로운 심정이 담겨있었다.

이에 지난 24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제1형사부는 A씨에게 “A씨의 범행이 반 인륜적이며 친딸의 극단적 선택에 이 사건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5년과 함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B씨의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딸이 ‘싫다’고 거절하거나 울부짖는 소리는 범행 당할 때 나올 수 있는 말들”이라며 “B씨가 사건 당일 경찰을 만나 진술한 점을 고려하면 이 내용이 상당히 모순된다고 보기 어렵고 허위라고 판단되지 않는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A씨를 직권으로 구속했다.

A씨는 이날 선고 후 법정을 나가면서 “내가 왜 유죄냐”고 소리를 지르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고 이 모습을 바라보던 B씨의 어머니는 적은 형량에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B씨의 어머니는 “(A씨가) 법정 구속되면서 ‘나중에 이제 두고보자’는 식으로 말하더라. ‘미안하다’는 말은 한 마디도 없었다”면서 “딸아이에게 ‘내가 대신 사과 받아왔다’, 그렇게 말하고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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