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원 역대 최저 인상 1.6% 제시 받고 최종 결렬
- 약국, 역대 최초로 수가협상서 결렬... “코로나 헌신, 전혀 고려 안 돼”
- “근본적인 저수가 개선 안 하면 더 큰 비용부담으로 돌아와 국민 건강 위협”
내년도 의료기관의 재정을 책임지게 될 수가 협상이 올해도 밤샘 협상 끝에 결렬됐다. 해바다 반복되는 밤샘협상을 올해는 막기 위해서 사전 만남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올해에도 결국 마감시한을 넘겼다.
건강보험공단은 의원, 약국·한방·치과·조산원 등 6개 유형 공급자 수가협상단과 31일부터 1일 아침까지 릴레이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올해 수가협상은 기존과 달리 법에서 정하고 있는 최대 시한인 자정을 넘기지 말고 빠르게 합의하자는 공통된 입장 속에서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듯 했다. 31일 오후 3시경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는 수가협상에 투입될 재정 규모인 밴드(band) 설정 협의를 시작했고, 약 두 차례의 토의 끝에 밴드 규모는 1조 1000억 원대로 설정됐다.
예상보다 적은 밴드 규모에 공급자 단체간의 제 그릇 챙기기 눈치 싸움이 시작됐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 건보공단 수가협상단과 협상을 통해야 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타결 소식을 전해온 공급자는 ‘병원’이었다. 대한병원협회는 재졍 규모가 한정됐다는 사실에 입각해 새벽 3시 45분이 조금 넘었을 무렵 최선의 인상률을 두고 고민하다 건보가 제시한 1.9% 인상률에 합의했다. 이어 치과의 대한치과협회 수가협상단도 3.2% 인상률에 도장을 찍었다.
송재찬 병협 수가협상단장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성과를 이루는 것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병원계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해왔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감염병 극복에 앞장선 병원계를 위로하고 새로운 감염병 창궐 시 병원에 재차 요구될 역할을 공고히 하기 위한 인상률을 받아오지 못해 유감“이라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최종 확정된 밴딩 규모에 대해서도 ”충분한 교려가 없었던 것 같다“며 ”아쉽고 또 유감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병원 특유의 타 유형보다 많은 환자 수 격차 문제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그는 ”환자 지수만하더라도 80점0을 겨우 상황임에도 다른 공급차 단체들은 모두 90점을 넘기고 있다“라며 ”올해 수가협상에서 그 격차가 조금이라도 줄어들길 기대했지만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후 한방과 약국, 의원들도 추가로 협상을 벌였으나 치열한 공방 속에 지난해 결렬을 택했었던 한방만이 3.6%의 인상률에 도장을 찍었다. 반면 약국과 의원의 경우 1.7%, 1.6%를 각각 제시받으며 역대 최저 인상률을 최종적으로 제시받고 결국 고심 끝에 결렬을 선언했다. 특히 약국의 경우 해마다 3%대의 수가 인상을 보장받으며 전 유형 중 가장 앞서있던 약국은 올해 처음으로 1%대의 인상률을 제안 받는 상황에 처했다.
박양달 약사회 수가협상단 단장 ”코로나19 확진자 조제 투약 서비스 등 감염병 대유행 상황 속에서도 일선에서 희생하고 헌신해왔지만 이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일시적인 행위료 증가만이 수가협상에 영항을 미쳤다“고 털어놨다.
이어 ”수가협상에서 수가 인상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앞으로의 조세 행위 신설로 보상 받는 것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의원급의 결렬 소식을 알리며 ”총 진료비가 100조원을 넘었음에도 예년과 같은 밴딩 규모로 공급자가 치열하게 다툴 것을 조장하는 협상 방식은 더 이상 지속되면 안 된다“라며 ”수가 인상이 곧 보험료 인상으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가입자 부담감은 이해하지만 필수의료 등 보건의료시스템 붕괴의 근본적인 이유인 저수가를 개선하지 않으면 더 큰 비용부담으로 돌아와 국민 건강권을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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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