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의사인력 확충 안 되면 7월 13일 총파업 돌입”

- 8일 서울 광화문에 보건의료노조 단체 5000여명 집결
- 나순자 위원장 “의사인력 확충과 공공병원 강화 시급해... 간호사 처우 개선 책임져라”
- 보건의료노조 종사자 “간호사들이 의사 인력 부족 상황을 불합리하게 메우고 있는 중”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의료 인력 확충과 불법의료 근절 등 간호법 폐기 이후의 대안 마련을 약속한 복지부를 촉구하며 산별중앙교섭이 결렬될 경우 오는 7월 13일에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을 밝혔다.


▲ 출처 : 보건의료노조

8일 보건의료노조는 서울 광화문의 동화면세점 앞에서 ‘2023년 산별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보건의료노조 전국 조합원 5,0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산별 총파업’, ‘병원비보다 더 비싼 간병비 국가가 해결’, ‘의료민영화 중단 공공의료 확충’, ‘간호사 환자 비율 1:5’,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등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이들은 ▼간호간병통합 서비스 전면 확대 ▼근무조별 간호사당 환자비율 1:5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의사인력 확충과 불법의료 근절 ▼공공의료 확충과 의료 민영화 중단 ▼9·2 노정합의 이행 ▼노동개악 중단을 포함한 7가지 요구사항을 촉구했다.

이날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지난 3년 4개월동안 코로나19 시에게 사투를 벌여오며 영웅이라고 칭송받았다. 그래서 코로나19가 끝나면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삶이 더 나아질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지금 우리의 삶은 토사구팽이다. 최근에는 응급실 뺑뺑이 사망도 속출하고 있어 의사 인력확충과 공공병원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K-방역의 주역이었던 코로나19 전담 공공병원은 현재 의사 부족과 재정난으로 붕괴에 내몰리고 있다”며 “의사인력 확충과 공공병원 강화가 시급하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간호사 처우 개선 등을 책임지겠다고 발표해놓고 간호법 국면이 끝나자 오히려 후퇴한 안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동자들도 현장에서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일제히 폭로했다.

서울시 서남병원지부 이가희 조합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일반병원으로 전환된지 1년이 넘었지만 병상 가동률은 40%에 불과하다”며 “전담병원이 일상으로 회복하기까지 4~5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회복기 손실지원금은 지난 4월까지만 주어졌다. 공공병원이 이런 상황인데 누가 다시 감염병 환자를 돌보겠느냐”고 반문했다.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A 간호사는 “간호사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입사와 동시에 퇴사를 꿈꾼다”며 “우리 병원에서는 간호사 2명이 24명의 환자를 봐야 하는데, 2명 중 1명은 신규 간호사다. 복지부 장관은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간호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B 간호사는 불법의료 실태를 폭로하며 “의사가 아닌 인력들이 의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지고 의사 부족을 메우고 있다. 불법의료 행위 없이는 병원이 돌아가지 않는 지경으로 매일 진단과 처방, 수술 등 범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10년 후 수혜를 받더라도 지금 당장 의대 정원을 늘려 의사 인력을 확충하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대회 직후 서울역까지 거리 행진을 펼친 후 마무리 집회를 열어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현재 진행중에 있는 산별중앙교섭과 지부별 교섭 상황을 바탕으로 오는 27일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쟁의행위 찬반 투표는 오는 28일부터 7월 5일까지 진행되며 조정 신청 이후 15일 간의 조정기간에도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7월 13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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