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 “서울백병원 폐원 방침, 철회하라” 반발

- 교수협 “병원 살리기 구체적 대책 마련 없이 그저 인력 감축만 요구”
- “준비했던 병원 활성화 방안 시도도 하지 않고 폐원 수순 밟아”

인제학원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서울 백병원을 폐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근무중인 서울 백병원 교수들은 인제학원이 병원을 살려보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섣불리 폐원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서울백병원 전경ㅣ 출처 : 서울백병원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9일 성명을 통해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의 폐원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이 같이 말했다.

교수협은 “서울백병원 폐업안을 법인 이사회에 상정하겠다는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T 결정과 이에 대해 교직원들에게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은 채 폐원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언론을 통해 보도한 법인의 형태를 보며 통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병원이 발전 및 성장하기 위해서는 재투자가 필요하지만 서울백병원의 자산과 수익은 서울백병원에 재투자되지 않고 형제 병원의 건립과 법인 운영을 위해 사용됐다”며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묵묵히 일했으나 법인에서는 서울백병원 적자 책임을 교직원들에게 돌리며 병원을 되살리기 위한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인력 감축만 계속해서 요구해왔다”고 지적했다.

교수협은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레지던트 수련병원 포기, 응급센터 축소, 대규모 인력감축, 공간 리모델링 등을 요구했고, 이를 수용해 모두 시행했으나 결국 폐원 결정을 내렸다고도 밝혔다.

교수협은 “지난 2021년 현 원장이 부임하면서 법인의 요구대로 레지던트 수련병원 포기, 응급센터 축소, 대규모 인력감축, 공간 리모델링을 시행했고, 이를 받아들이면서 월 10억 원 정도의 적자 규모는 모태병원의 상징성을 고려해 병원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의료원이 밝혔다”며 “공간 리모델링이 완료돼 그동안 준비했던 병원 활성화 방안을 시도하기 전 법인에서는 폐원을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이는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을 우롱한 처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교수협은 인제학원 측이 교직원 전원을 고용 승계 한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생색내기’일 뿐이라며 비판했다.

교수협은 “전환 배치가 가능한 수도권 내 상계백병원과 일산백병원 역시 최근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데 서울백병원 교직원을 받아줄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교직원의 동의 없이 생활권을 다른 부산 지역 병원 등으로 전출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교직원 탄압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어 “서울백병원 폐원이 지역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할 수 없다, ‘인술로써 세상을 구한다’는 仁術濟世(인술제세)의 백병원 설립이념을 기억한다면 지역사회의 유일한 대학병원인 서울백병원을 경제적인 논리만으로 폐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이사회에 상정하겠다는 TFT 결정을 취소하고, 서울백병원의 회생과 발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교직원들과 대화하기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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