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서 폐기 요구 빗발치는 SGR 모형... “재정위·심의위에 의료계 포함시켜야”
- ‘역대 최저’ 1.6% 인상률 제시 이유로 코로나19... 개원가 “열심히 일할수록 손해”
2024년 의원유형이 역대 최저 인상률을 제시받으며 결렬된 가운데 의료계의 반발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개원가에 이어 지역의사회들도 연이어 규탄 성명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대한개원의협의회에 이어 지역의사회에서도 수가협상에 대한 규탄성명이 나오고 있다. 2024년도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수가협상이 역대 최저치 인상률인 1.6%를 제시받으며 결렬된 탓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위원회가 정하는 밴딩이 통보식으로 결정되고, 이를 의료계 각 군이 수용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인데 그 밴딩 근거로 사용되는 SGR 모형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수가협상 방식이 지역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과 최저임금 상승률은 5.1% 인상됐지만 이에 훨씬 못미치는 수가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의료기관들은 적절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 마저도 오히려 해가 지날수록 적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건강보험의 재정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부가 적절한 수가는 반영하지 않으면서 필수의료 붕괴 등 의료서비스의 질과 접근성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남의사회는 의료서비스 질 및 접근성 향상을 위해 수가인상률을 현실적이고 공정한 수준으로 조정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공단 재정위원회를 공단 이사장의 자문 영역으로 한정하거나 해체해 의료기관들이 정당한 수가 협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 결렬 시 최종 결정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역시 의료기관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공평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실효성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SGR 모형을 폐기하고 대안적인 모형을 도입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남의사회는 “우리는 건강보험 제도의 공정성과 의료 서비스의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수가협상은 그 일부”라며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개선을 이뤄내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전했다.
부산광역시의사회도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현행 수가 협상은 비합리적이고 일방적인 형태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수익에 따라 인상률이 정해지는 SGR 모형으로 현실이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의료기관 매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검사 때문인데, 이로 인해 낮은 수가 인상률을 받게 되면 결국에는 앞으로는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의사회는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적자가 나는 비합리적인 시스템 하에서 누가 위험을 무릎쓰고 힘든 일을 하겠는가”라며 “이러고도 정부가 필수의료를 살릴 의지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황당해했다.
이어 “수십년간의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보험수가는 건정심을 앞세워 의료인들의 고혈을 착취한 국가의 갑질이었다”며 “자본주의 국가에서 의료를 사회주의식 모델로 운영하려고만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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