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병리실을 운영하며 폐수를 법령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부적절하게 처리하거나 하수관을 통해 무단으로 방류해 온 병·의원 4곳이 적발됐다.

13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지난 3월부터 폐수시설 인허가 대상이 아닌 병·의원 중에 임상병리실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폐수위탁처리 실적이 없던 16곳에 대해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결고 4곳이 무단 방류하고 있던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병·의원 임상병리실의 면적이 100㎡가 넘는 곳은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폐수배출시설에 해당되어 관할구청에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관할 구청은 매년 관리 기준에 따라 환경관리실태를 점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면적이 100㎡ 이하일 경우에는 폐수배출시설 인허가 대상이 아니고 지도·점검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지만 특정수질유해물질이 포함된 폐수를 처리할 때에는 반드시 수질오염방지시설을 자체적으로 갖추거나 폐수처리전문업체에 위탁해 버려야 한다.

특정수질유해물질이 포함된 폐수를 불법으로 배출할 경우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또한 관할 구청에 변경 신고 없이 폐수처리시설을 임의로 철거하거나 무단으로 폐수처리 방침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이번에 적발된 병·의원 4곳은 폐수를 무단으로 방류하거나 자체적으로 폐수처리시설을 설치하고도 부적정하게 운영하는 등 폐수를 올바르게 정화하지 않고 처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A병원은 임상병리실에서 운영 중인 혈액분석기기에서 발생하는 세척수에 특정수질유해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규제 기준인 0.5㎎/ℓ 이상 함유됐지만 하수관을 통해 무단 배출했다.

B병원은 관할구청에 등록하지 않은 폐수처리시설을 자체적으로 설치해 임상병리실에서 발생한 폐수를 적정한 방법으로 정화처리하지 않아 유해물질인 구리가 규제 기준(0.1㎎/ℓ) 이상 함유된 폐수를 무단 방류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의원은 폐수를 처리업체에 위탁처리하기 위한 용도로 200ℓ 용량의 폐수저장조를 설치했으나 최근 10여년간 폐수를 위탁처리한 실적이 없고 자체적으로 폐수를 보관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D병원은 관할 구청에 폐수 처리 방법에 대한 변경신고 없이 기존에 설치한 수질오염방지시설을 임의로 철거하고 폐수 처리 방법을 무단으로 변경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이번에 적발된 의료기관의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후 사법 조치하고, 관할 자치구에 과태료 등 행정조치를 취하도록 이를 인계할 예정이다. 또한 자치구·시 보건 환경연구원과 함께 임상병리검사를 하는 동물병원·건강검진센터 등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서영관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이번 수사가 임상병리실을 운영하는 병·의원 중 폐수를 위법하게 처리하는 업체들에게 경각심을 부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