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료현안협의체서 ‘의료계 20년 투쟁사’ 언급

- 이형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모두발언... 의대정원 확대 가능성 논의

보건복지부가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료계의 20년 투쟁사를 언급하며 의대정원 확대 논의 과정에서의 의료계 강경대응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 출처 : 의협신문

지난 15일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제11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가진 가운데 보건복지부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이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후 이어져 온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을 딛고 생산적인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정책관은 “정부와 의료계는 지난 20여년간 불신과 갈등의 시간을 보내왔다. 2000년 의약분업으로 인한 의료계 집단 휴진은 정부와 의료계 갈등의 시작”이라며 “2014년 당시 정부가 추진했던 원격의료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선언해 원격의료가 좌초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년 전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응이 급박한 상황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여 전공의들까지 집단행동에 참여하면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수술실에서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후 의대 정원 증원 논의는 중단됐고, 필수의료분야 의사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국민건강을 위한 의료서비스 제공에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렇게 보낸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은 크게 늘었고,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인구 구조도 격변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정책 환경에 대웅하기 위해 논의할 시간을 불신과 갈등 속에서 놓쳐버린 것은 아닌지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이 정책관의 발언은 본격적인 의대 정원 논의에 앞서 의료계에 강경 대응 대신 대화를 통해 풀어보자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의대 정원 확대 논의를 의료계와 다양한 주체들과 함게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 정책관은 “새 정부와 의료계는 올 초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미래 대한민국의 더 나은 보건의료정책을 위한 시작을 열었고 비대면 진료 원칙과 의사 인력 확충에 합의했다”며 “이는 대한민국 미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이광래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필수의료문제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의대 정원 확대는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기피과에 우수한 의료인력이 자발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에 의협은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기피 분야에 대한 적절한 보상 등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에 공감하면서도 의료 인력 확충과 재배치 논의도 같이 진행해 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생산적인 논의는 당연히 하겠지만 의대 증원이나 의사 인력 확충은 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킬 것”이라며 “의사 인력 확충으로 건강보험재정의 파탄으로 세계 최고의 우리나라 건보제도와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의대 쏠림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근본 해결책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발전과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 정부의 신중한 검토와 우리 사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복지부와 의협은 이날 지난 10차 회의에서 도출한 안건들에 대한 세부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의료사고 관련 의료계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의사 인력 추계를 위해 개최하기로 한 포럼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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