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법경찰의 직무 범위를 의료급여 부정청구 수사까지 확대하자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행정상으론 효율적일지는 몰라도 의료 현장에서는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의협은 13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 반대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특사경의 직무 범위를 의료급여법에 따른 의료급여 부정 청구 관련 범죄에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불법 개설 의료기관의 부정 수급 정황이 나와도 수사가 불가능했던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의협은 이에 대해 특사경의 직무 범위 확대가 의료인의 정당한 진료권을 위축하고 기본권까지 침해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미 특사경은 비전문적인 형태의 수사나 공권력 남용 등 기본권 침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압수수색을 거쳐야 하는 의료급여 부정 청구 단속의 특성상 의료인과 의료기관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특사경이 직업 수행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또한 의협은 의료급여 부정 수급의 문제는 이미 경찰 수사로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정안은 행정 편의를 내세워 특사경 제도 도입 취지에도 맞지 않은 방향이라고도 설명했다.

의협은 “행정공무원이 업무를 수행하던 도중 의료급여 부정 청구 등 위법 사실을 인지하면 수사 권한을 가진 경찰에 의뢰를 하면 된다”며 “권한을 주고 업무 영역을 확대하면 행정적으로 편의를 꾀할 수 있더라도 예외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특사경을 도입하도록 한 형사소송법의 근본적인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