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꼴찌’ 한화 이글스, 8회에만 10안타 13득점 대폭발... 최고 기록은?

매년 뒤처지며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던 ‘만년꼴찌’ 한화 이글스가 올해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강력함을 뽐내고 있다. 이번에는 한 이닝에만 타자이순하며 미친듯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25일 한화 이글스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6-6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전까지 9위에 올라있던 한화는 2연패를 끊어내며 키움과 함께 공동 8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반인 7회말까진 키움의 페이스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한화는 먼저 점수를 내준 뒤 4회말 3득점하며 3-3으로 균형을 맞췄으나 6회말 불펜진이 키움 타선에 난타당하면서 3-6으로 끌려갔다. 타선도 7회 선두타자 이진영이 2루타를 치고 나갔으나 중심타선인 노시환, 채은성이 각각 삼진과 병살타로 물러나며 답답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막힌 혈이 뚫린 것은 8회초 공격이었다. 한화는 이 이닝에 무려 18명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 10안타와 5볼넷을 뽑아내며 13득점을 올리는 대폭발을 보여줬다. 역대 2번째 타자이순(한 이닝에 타순이 2번 도는 것)은 물론 68분 동안 이어진 공격이었다. 한 경기에서 10개의 안타와 13득점을 올리면 막강한 타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는데, 한화는 이번 경기에서 1이닝만에 보여준 것이다. 저녁 9시 28분에 시작된 한화의 공격은 1시간을 훌쩍 넘긴 10시 36분에야 끝났다.

그럼에도 이번 한화의 한이닝 득점 기록이 KBO 신기록은 아니다. 역대 KBO 신기록도 한 때 ‘다이나마이트 타선’이라고 불렸던 한화의 작품이다. 지난 2019년 4월 7일 사직 롯데전 3회초 공격에서 한화이글스는 당시 20타자가 나서 13안타 3볼넷 등 16점을 얻어내며 KBO 기록에 올라있다.

다만 4년 전 당시 한화의 기록에는 상대 실책이 끼어 있는 탓에 상대 투수진의 자책점은 16점 중 8점에 불과했으나, 이번 키움은 실책 없이 얻어맞은 탓에 13점 모두 투수진의 자책점으로 들어갔다. 키움은 8회초에만 4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한 명도 빠짐없이 실점했다.

한화는 8회초 김재웅을 상대로 문현빈의 안타, 김태연, 최재훈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바뀐 투수 이명종이 윌리엄스를 유격수 뜬공 처리했으나 대타 하주석이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어 이진영이 1타점 희생플라이를 날려 1점차로 추격했다. 정은원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가 이어졌고 노시환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6-6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채은성이 8회 3번째 투수 김선기를 상대로 경기를 뒤집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문현빈이 2사 1,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보탰다. 김태연도 1타점 적시타를 날렸고 최재훈의 대주자였던 권광민이 2타점 3루타를, 윌리엄스가 1타점 2루타를 쳤다. 하주석의 볼넷 후 이진영이 다시 바뀐 투수 윤석원을 상대로 쐐기 스리런포를 날리며 8회 13득점째를 완성했다.

한화는 이후에도 정은원, 노시환의 안타로 2사 1,3루 찬스를 이어갔으나 채은성 타석에서 대타 장지승이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돼 자신들의 기록을 4년 만에 경신하는 데는 실패했다. 한화는 16-6 점수차를 지키고 쾌승을 거뒀다.

KBO 역대 최다 연패인 19연패를 거두다 이날 경기로 승리투수가 되며 1038일만에 승리투수가 된 장시환은 경기 후 눈물을 보이며 "내가 안 좋은 것(연패)을 다 가져갔으니 후배들은 좋은 것만 겪었으면 좋겠다. 이제 연패를 끊었으니 연승을 해보고 싶지만 그건 힘들 것 같고 팀이 5강에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화가 달라진 모습으로 중위권 경쟁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많은 야구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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