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보다 높다’ 김하성, 7월 WAR 야수 중 4위 올라... 현지서도 극찬 ‘엑설런트’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김하성(28, 샌디에이고)의 주축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나 팬들은 많지 않았다. 수천억 원 가치를 지닌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은 단지 수비를 잘하는 하위타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평가를 받았다.



‘40홈런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3할 30홈런’ 후안 소토, ‘올스타 6회’ 매니 마차도, ‘11년 3600억’ 젠더 보가츠로 이어지는 1~4번 상위 타순은 시즌 전 올 시즌 MLB 최고의 타선으로 평가받았다. 여기에 김하성을 굳이 넣을 필요도 없었고, 어쩌면 본인 스스로도 이 자리에 자신이 들어가는 상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즌을 열어보니 상황이 180도 변했다. 이제 김하성이 없는 샌디에이고의 상위타순은 상상할 수 없다.

시즌 초, 앞선 2년처럼 정상급 수비에도 타격에서 잠시 부침을 겪으며 주로 하위타순에 출전했지만 6월부터 타격감이 올라오며 타순도 자연스럽게 올라온 김하성은 최근 팀의 공격 포문을 여는 1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김하성은 30일(한국시간)까지 리드오프로 나선 30경기에서 타율 0.305, 출루율 0.414, OPS 0.956을 기록하는 특급 활약을 보이고 있다. 엄청나게 많은 경기를 뛴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경기에서 리드오프가 OPS 0.956을 기록한 것은 메이저리그 전체로 봐도 견줄 선수가 없다. 이에 샌디에이고는 계속해서 김하성을 1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특히 김하성은 7월들어 대폭발하며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타격감의 상승세는 멈출줄 모르고 계속해서 올라 샌디에이고 타자 중 가장 무서운 타자가 됐고, 수비에서도 그답지 않은 실수가 몇차례 있기는 했으나 3루, 유격, 2루 등 여러 포지션에서 여전히 견고한 모습으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하성은 7월 22경기에서 타율 0.333, 출루율 0.440, 장타율 0.548, OPS 0.988의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가 때려낸 28개의 안타는 올해들어 월간 최다 안타에 해당하고, 홈런도 5개, 도루도 7개를 기록하며 개인 월간 최다 기록을 세웠다. 공격의 포문을 여는 1번타자의 역할상 타점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은 아쉽지만 0.440이라는 출루율은 샌디에이고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수치이다.

김하성의 이런 활약에 최근 선수 평가에서 가장 신뢰받고 있는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도 급상승하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7월 WAR에서 김하성은 1.5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야수 전체 중 4위를 기록했다. 김하성보다 높은 WAR을 기록한 선수는 코디 벨린저(시카고컵스. 1.8),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1.7) 채스 맥코믹(휴스턴, 1.7) 뿐이다.

WAR이 선수의 가치를 그대로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단순하게 비교하면 아시아 선수 중에서도 7월 성적은 단연 최고다. 올해 월간 기준으로 이 타이틀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도 WAR 숫자만 놓고 보면 김하성보다 못하다.

오타니는 7월 들어 21경기에서 타율 0.264, 9홈런, 14타점, wRC+ 189를 기록했다. 여전히 좋은 성적이다. 다만 수비에 나서지 않는 지명타자라는 한계가 있어 야수 WAR은 1.1이다. 투수로는 4경기에 선발로 나가 2승2패 평균자책점 4.97로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팬그래프'가 집계한 7월 투수 WAR은 0이었다. 올해 '팬그래프' WAR에서 압도적인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타니의 7월 합산 WAR은 1.1이다.

이에 미국 현지 언론들도 김하성을 ‘슈퍼스타’로 대우하는 분위기다. 샌디에이고 지역 언론들은 없어선 안 될 선수로 평가하고 있고, 스타 군단을 리드하는 선수로 극찬하고 있다. ‘CBS 스포츠’는 30일 보도에서 “김하성은 7월 들어 벤치에서 출발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에서 출루했다”며 “김하성이 계속해서 라인업의 톱(1번타자)에 위치하고 있다. 뛰어난 한 달을 보내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는 것도 괄목할만한 점이다. 김하성은 전반기 85경기를 치르며 타율 0.258, OPS 0.760의 메이저리그 내야수 평균 정도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15경기에서 타율 0.368, OPS 1.085로 대폭발하고 있고, 매 경기 안타, 장타를 뽑아내며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현재 김하성의 시즌 성적은 30일 기준 타율 0.277 14홈런 39타점 20도루 출루율 0.370 OPS 0.816을 기록하고 있다.

계속된 내야수 투자로 ‘중복투자’ 논란이 일기도 했던 샌디에이고의 김하성 선택은 옳았고, 이제는 김하성을 붙잡기 위해 은행에서 큰 돈을 인출해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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