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 필수의료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 매년 수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고 있으나 법적 근거가 미흡해 전액 불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전원 설립이 처음으로 추진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편성된 예상만 32억 2000만 원에 이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2022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보건복지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국립의전원 설립 법적 근거이 마련되지 않았음에도 매년 예산을 편성해 연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불용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취약지, 필수의료 등 의료인력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전문의료인력 양성 사업은 국립의전원 설립 사업과 면허 취득 후 2~5년간 공공보건의료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조건으로 의대생과 의전원생 간호대생을 공중보건장학생으로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구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사업에 배정된 예산현액은 9억 3400만 원으로 이 중 복지부가 5억 4000만 원을 집행했고, 국립의전원 설립에 해당하는 3억 9400만 원은 불용했다. 이 같은 국립의전원 불용 문제는 지난해 일시적으로 일어난 일은 아니다.

국립의전원 설립을 위한 공공의료인력 양성기관 구축 및 양성 사업이 추진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설계비 등의 목적으로 총 32억 20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나 대부분 집행되지 못하고 불용됐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019년 학교 법인 운영비와 설계비 등의 명목으로 3억 원, 2020년 기본 설계비 및 실시설계비로 9억 5500만 원 등을 편성받았지만 전액 불용됐고, 2021년 기본설계비로 반영된 11억 8500만 원의 경우에도 집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전액 타 세부사업으로 전용됐다. 2022년 실시설계비로 편성된 3억 9000만 원도 전액 불용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립의전원 설립과 관련해 법적 근거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복지부가 관련 법 제정을 전제로 예산을 편성해 불용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5월을 기준으로 국립의전원 설립 근거와 관련해 발의된 법률안은 총 5건으로 지난해 4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1차 심의 후 현재까지는 계류 중에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공공의료인력 양성기관 구축·운영 사업은 지난 2019년 신규 추진 이래 국립의전원 설립에 관한 법적 근거 없이 매년 예산을 편성해 연례적인 불용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복지부는 국립의전원 설립과 관련한 논의 진행상황과 법안 심사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사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 등 관련 이해관계자와의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 사안과는 별개로 국립의전원 설립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