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진단기 허용 여부 등으로 한의계와 의사간의 갈등과 반감이 커지고 잇는 가운데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임원이 한방병원에 취직했다는 이유로 큰 논란이 발생했다. 결국 해당 임원은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퇴했다.

응급의학과의사회 임원인 A씨는 임원진 내에서도 응급의학과 발전을 위해 회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임원이었다. 동시에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평생을 응급실에서 근무해오던 A씨는 최근 6개월은 응급의학과 선배가 운영하고 있던 의료기관의 면역암치료센터장으로 근무해왔다.

하지만 해당 의료기관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이직을 고민하게 됐고, 암 환자 진료를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지방 한방병원으로의 이직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 결정이 알려지면서 응급의학과 의사들 사이에서 ‘개인의 선택일 뿐’이라는 의견과 ‘아무리 그래도 한병병원으로 임원이 이직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의견이 나뉘며 충돌했다.

이에 A씨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을 위해 일한다는 대표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면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있으며, 내부의 논란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혼란스러워 했다. 결국 그는 임원 사퇴를 통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응급의학과 이형민 회장은 의사회를 위해 가장 열심히 뛰며 중요한 역할을 해오던 임원의 사퇴를 두고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응급의학과가 붕괴할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한 현재 의료체계시스템 속에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온 임원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어디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임원으로서 결격사유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10년 이상 함께 일해온 임원이기에 한방병원 이직이 다른 뜻이 아니라는 점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회원들의 정서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내부적인 단합도 중요하고 방향성도 중요하다”면서 “의료계는 모든 직역이 어렵고 여유가 없다보니 이런 논란이 커지는 것 같다.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탄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