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MC, 지방의료원 대상 필요인력 수요 조사... 의사인력 부족 심각
- 의협·NMC, 은퇴의사와 의료원 매칭... 56개 지방 공공의료원 참여 예고
- 박향 복지부 정책관 “은퇴의사 활용, 의료인력난 개선 가능성 확인할 것”
정부가 의사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 하에 지방의료원의 의사 모집에 은퇴 의사를 포함해 모든 연령의 의사에게 가능성을 열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은 시니어의사-지역 공공의료기관 매칭 사업으로 처음 시도되는 사업인 만큼 은퇴, 시니어에만 국한되지 않고 비활동 의사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시행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대한의사협회, 국립중앙의료원(NMC)와 함께 시니어의사-지역공공의료기관 매칭 사업을 위한 TFT를 구성했다. 이번 매칭 사업은 올해 초 국무조정실이 발표했던 의료체계 규제 혁신 방안의 세부 추진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의협은 NMC와 공공보건의료기관 진료체계 안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복지부가 은퇴의사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의협과 NMC가 은퇴의사와 의료원 매칭을 위한 실무를 맡는다. 여기에는 56개 지방 공공의료원이 참여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의협은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필수의료과들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근로 의향이 있는 퇴직 의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NMC도 이에 맞춰 이달 초까지 전국 공공의료원에서 필요한 의사 수, 진료과, 근무 가능 시간 등 수요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의협의 도움을 받아 은퇴 후 공공의료기관에서 진료활동을 할 의향이 있는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복지부도 NMC와 의협이 실제 은퇴한 의사와 의료원을 매칭하기 위한 실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을 마련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조사 결과가 구체적으로 집계되면 본격적으로 시니어의사가 근무할 지역과 진료과 매칭을 위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더불어 구체적인 사업 진행에 필요한 예산을 고민하고 있다. 다만 복지부는 매칭 사업에 참여한다고 해서 참여 인력이나 의료기관에 별도의 비용 지원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복지부 박향 보건정책관은 공공임상교수제를 예시로 들며 “만약 국립대병원 의사가 근처 지역의 의료원에서 일한다고 했을 때 소속 대학병원 월급에 플러스 알파를 의료원에서 받는 식이다”라며 “의료원이 은퇴의사를 채용한다고 해서 따로 비용을 지급하지는 않을 것이다.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은퇴 의사를 활용하는 것이니 인건비는 부족한 의사 수만큼만 가지고 있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시니어 의사가 의료인력 부족 현실을 채워줄 수 있는 중요한 한 축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사업이기는 하지만, 이들만으로 부족한 의사를 모두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들이 실제로 채워줄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모델링을 먼저 하는 과정이다. 이후 예산 규모, 세부 지출 내용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방 공공의료원이 원하는 의사와 은퇴 의사가 원하고 있는 근무 환경이 어느 정도의 간극을 보이고 있는지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협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현역 의사들은 은퇴 후 진료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적정급여, 근무지역, 근무시간, 전문가 진료, 거주공간 등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가장 많았던 답변을 종합하면 근무 일수는 주 3일, 하루 정적 근무시간은 4~6시간, 희망 월급은 600만~700만 원, 근무 지역은 수도권이었다.
의사들의 희망은 지방 의료원들이 원하는 ‘필수의료’에 종사할 주 5일, 당직까지 설 수 있는 인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여서 ‘매칭’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정부도 ‘시니어’, ‘은퇴’라는 단어에 국한하기 보단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의협은 은퇴의사에 더해 비활동 의사도 매칭 사업을 위한 인력 풀에 넣자는 의견을 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정책관은 “현재는 시니어, 은퇴의사로만 한정하고 있는데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보면 된다”며 “시니어라고 해서 굳이 65세 이상만 된다고 굳이 할 이유는 없다. 아직 예산 확정도 되지 않은 파일럿 상태의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운용해 보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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