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원 ‘마무리 준비’ 진행하는 서울백병원... 의사 전보 논의도 시작

- 비전임 교원에 원하는 형제병원 배치 제안... 대부분 사직 분위기
- 전임 교원, 폐원 정지 가처분 심문 기일인 16일 첫 면담 시작
- 사직 일반 직원에는 퇴직 위로금 지급 결정... 전보 기준도 조정해 발표

서울백병원의 폐원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논의가 없었던 의사들의 거취를 정하기 위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전임 교원에 대한 첫 면담일을 교직원이 제안한 폐원 의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심문 기일인 16일로 결정하면서 거취 논의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또, 간호직과 일반 직원의 경우 기존 전보안에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추가됐다. 직원들을 희망병원으로 배치하겠다는 조정 기준도 마련됐다. 6월 기준으로 서울백병원의 구성원은 총 386명이고, 이들 중 전임교원은 28명, 비전임교원 19명, 인턴 7명, 간호직 199명, 일반직 133명이었다.

지난 11일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직원에게 ‘서울백병원 직원 전보 및 퇴직 위로금 지급(안)’을 배포했다. 인제학원은 사직하는 직원에게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리고 했고, 전보와 관련된 조정 기준도 추가로 마련했다.

상세하게 살펴보면 퇴직 위로금의 경우 근속 기간별로 차등 지급한다. 근속 기간이 2년 미만일 경우 500만 원을 지급하고, 2년 이상 ~ 5년 미만의 경우 1000만 원, 5년 이상 ~ 10년 미만인 1500만 원, 10년 이상 ~ 15년 미만 2000만 원, 15년 이상 ~ 20년 미만 2500만 원, 20년 이상은 3000만 원을 지급한다. 지급 대상은 8월 사직자를 한정으로 하며 위로금은 9월 14일 이전까지 지급 완료한다.

조징 기준도 우선순위를 설정했다. 1순위는 임신중 또는 출산 후 1년 이내의 경우, 2순위는 배우자 없이 혼자 18세 혹은 고등학교 이하의 학교에 재학중인 자녀를 양육하는 경우, 3순위는 3세 미만의 영유아 자녀가 있는 경우, 4순위는 15세 혹은 중학교 이하의 학교에 재학중인 자녀를 2명 이상 양육하고 있는 경우, 5순위는 본인이 중증 장애 질환자거나 중증 장애질환자 가족과 동거하고 있는 경우, 6순위는 배우자가 결혼이민자 혹은 귀화허가를 받은 경우, 7순위는 수도권 대학(원)에 재학 중인 경우, 8순위는 참고해야 할 사유가 있는 경우로 분류했다.

1~4순위에 해당하는 직원은 직무 수행이 차질이 없는 범위 안에서 희망 병원과 직무를 최우선으로 반영한다. 2개 이상의 기준에 해당하면 선순위의 상위에 간주되며 동일한 기준에 해당하는 직원이 다수일 경우 최근 3개년 인사고과·직급·연령·근속연수를 다 따져보고 상위자를 우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비전임 교수들을 시작으로 그동안 논의가 없었던 의사들의 전보 조치 및 거취에 관련한 논의도 시작했다.

인제학원은 지난 9일 비전임 교원에게 폐원일인 8월 31일자로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재계약할 경우 형제병원 중 원하는 곳에 현재와 같은 조건으로 배치하겠다는 안을 제시했고, 사직을 선택할 경우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존에 내비쳤던 폐원일 이후부터 비전임 교원에 대한 책임을지지 않겠다는 입장에서는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까지 비전임교원 중 재계약을 선택한 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부분이 이미 사직했거나 의향을 고민하고 있다.

전임 교원들도 거취를 위해 논의를 시작한다. 인제학원은 11일 오후 전임 교원들에게 면담 일정을 안내하는 문자와 이메일을 전송했다. 면담에는 인제의대 최석진 학장과 서울백병원 구호석 원장, 재단본부 법무팀장이 참석한다. 오는 16일에는 1차면담, 23일 2차면담으로 진행되며 면담에 참여하지 못하는 인원은 오는 30일까지 재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1차 면담 일자인 16일에 교직원이 인제학원을 대상으로 제기한 페원 의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문 기일이 열리는 만큼 면담에 참여할 전임 교원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동료 교수들에게 16일이 심문 기일인 만큼 참여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결국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이번 주 첫 심문 이후 윤곽이 잡힐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가처분 신청 소송에서 전임 교원과 협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부랴부랴 면담을 시작한 것 아닌가 싶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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