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이초 극단선택 교사 49재 맞아 일부 학교 휴업 결정... “일방적 통보, 맞벌이는 어떡하나”
- 전국 교사 8만 명, ‘우회 파업’ 의사 밝혀... 교육부 “휴업 땐 징계” 철퇴에 휴업 철회도
수도권 지역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A씨는 ‘다음주 월요일(4일) 학교가 쉴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같은 반 학부모로부터 전해 듣고 고민에 빠졌다. 교사들이 ‘서이초 극단선택 교사 49재’를 맞아 우회 파업을 시사하고 있고, 일부 학교에서는 이미 임시 휴업 방침을 학부모들에게 안내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A씨는 “아직 학교에서 아무런 연락도 없는데 저 같은 맞벌이 부모들은 속이 타들어가네요” 라고 초조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달 서울시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49재를 맞아 교사들이 다음달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하고 그를 기리기로 결정하자 일부 학교에서는 이를 존중해 사전에 임시 휴업 방침을 세우고 학부모들에게 안내까지 마쳤다. 그러나 교육부가 교사들의 결정에 제동을 걸며 “임시 휴업을 강행하는 경우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징계하겠다”며 강경하게 나오자 이미 안내까지 마친 휴업을 철회하거나 학부모 찬반 투표를 진행하는 등 교육 현장에서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9일 초등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인디스쿨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를 기점으로 연가 등을 통해 ‘우회 파업’을 하겠다고 밝힌 전국 초중고교 교사는 1만 850개 학교에서 8만 3349명에 이른다. 다음달 4일 임시 휴업을 하는 학교도 509곳에 이른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들의 휴업에 ‘너무 갑작스럽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교권 보호에는 찬성하지만 임시 휴업을 하겠다고 통보하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날 점심 급식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하는 만큼 직장을 다니는 맞벌이 부보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도 ‘공교육이 바로 서야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라며 교사들의 우회 파업과 임시 휴업에 찬성하고 응원을 보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정상적으로 수업한다고 들었지만 우회 파업에 나서는 교사들을 지지하고 싶어 다음 달 4일 체험학습을 신청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보 성향을 가진 교육감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에 대한 지지 입장을 피력하면서 임시 휴업에 동참하는 학교가 늘어나자 교육부가 급히 칼을 빼들기도 했다.
27일 교육부는 입장문을 통해 “학교장이 임시 휴업을 강행하는 경우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최대 파면 혹은 해임 징계가 가능하다”고 대응에 나섰다. 28일에도 “다음달 4일 부당한 이유로 병가나 연가를 낼 경우 복무 점검을 통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때문에 휴업을 결정했던 일부 학교는 휴업을 철회하고 수업을 진행하기로 하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는 28일 학교 운영위원회를 열어 임시 휴업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었으나 교육부의 입장을 감안해 운영위 개최를 취소했다. 학부모를 상대로 임시 휴업 관련 찬반 투표를 진행하는 학교도 있다.
교사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공교육 멈춤의 날’ 교사 집회를 제안했던 한 초등학교 교사는 27일 블로그를 통해 ‘집회에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교사는 “집회 규모가 커질수록 저는 매우 큰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회 앞 대규모 집회도 취소됐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여전히 병가나 연가를 내고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거나 별도의 집회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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